위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사진=뉴스1
위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사진=뉴스1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원재료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가공식품마저 급등세다. 소득은 감소했는데 물가는 반대로 급등하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컵밥, 참치, 즉석밥, 햄버거 등이 눈에 띄게 가격이 오르면서 1인 가구의 타격이 예상된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다. 신선식품지수가 18.9%나 급등했고, 생활물가지수는 1.2% 늘었다. 

특히 신선식품지수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부터 꾸준히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원재료 상승에 따른 가공식품 등의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두부시장 점유율 1위인 풀무원은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각각 최대 14%, 10% 인상했다. 반찬류 통조림 1위인 샘표는 꽁치·고등어 등 수산물 통조림 가격을 최대 42% 올렸고, 깻잎·명이나물·메추리알장조림 등 통조림 가격을 평균 35% 인상했다.  

코카콜라, 해태htb, 동아오츠카 등 음료 업체도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맥도날드는 지난달부터 버거류를 포함한 30개 제품에 대해 평균 2.8% 가격을 올렸다. 

제빵업계도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뚜레쥬르는 이미 빵 90여종의 가격을 평균 9% 올렸다. 파리바게뜨도 95개 품목에 대해 평균 5.6% 인상했다. 

이달에는 오뚜기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오뚜기 컵밥 총 23개를 최대 28.5% 인상했다. 참치캔은 14.2%, 마요네즈는 3.1%, 죽은 21.8% 올렸다. 

즉석밥은 오뚜기밥이 7~9% 올랐고 CJ제일제당의 햇반이 6~7%, 동원F&B의 쎈쿡은 11% 인상했다.

이처럼 전방위에서 식탁물가가 상승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생계 위협을 받는 저소득 1인 가구의 경제적 빈곤은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1인 가구는 한 달 평균 소비액의 16.8%를 식비로 쓴다. 또 식비 중에서 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인 가구 대비 높다. 집에서 밥을 해 먹기 어려운 1인 가구는 소비를 줄이는 것 말고는 식탁물가 상승에 대처할 방법이 거의 없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1인 가구는 소득 부분에서 다인 가구 대비 적게 벌었다.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를 보면 1인 가구의 4분기 소득은 289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에 그쳤다. 반면 2인 가구는 3.3%, 3인 가구는 5.9%, 4인 가구는 2.4%, 5인 가구는 4.1% 증가했다. 반면 지출은 1인 가구는 소비지출을 11.7%나 줄였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중에서도 청년층의 피해를 우려한다. 코로나19와 취업난으로 청년층이 경제적 빈곤을 겪는 상황에서 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만29세 이하) 실업률은 무려 9.0%를 기록했다. 일할 의욕을 잃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만 44만8000명에 달한다. 여기에 경제불황으로 올 상반기 채용시장마저 예년보다 축소된 상황이다. 

우리나라 청년 1인 가구(만 29세 이하)는 2019년 기준 117만7000명이다. 1인 가구 전체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 중 취업자는 단 68만7000가구에 불과하다. 

신유란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생활물가 안정을 통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 약화를 방지하고 가계소득 확대를 바탕으로 가계 소비여력을 확보해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선 숲과나눔 연구원은 "1인 가구가 많이 겪는 문제 중 하나인 불균형한 영양 문제는 대체로 혼자 살면서 경험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체계적인 조사로 1인 가구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지원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사진=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사진=뉴스1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