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희정 

 

프랑스 일 드 프랑스(Ils-de-france)에서 대중교통을 홀로 이용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최근 잇따라 성범죄가 발생하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 드 프랑스는 수도 파리를 포함하고 있는 주 단위를 일컫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저녁 6시 30분 한 여성 경찰은 파리에서 근무를 마치고 홀로 퇴근하던 중 끔찍한 일을 겪었다. 경찰 A씨는 파리 시내인 북역에서 외곽으로 향하는 RER 에 탑승했다. A씨 옆자리에 남성 B씨가 앉았는데 당시 다소 성적으로 흥분된 상태였던 B씨를 보고 A씨는 재빨리 도망쳤다. 그러나 B씨는 끝까지 A씨를 따라가 성폭행을 저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B씨는 경찰에 체포됐다.

뿐만 아니라 같은날 낮 12시 30분 같은 RER 열차에서 또다른 성범죄가 발생했다. 파리 외곽인 빌렁뉴브니(Villeneuve-Saint-Georges)역에서 파리 시내인 리옹역으로 향하던 열차 안에서 다른 젊은 여성이 성범죄에 노출된 것이다.

현지 언론은 가해자 D씨는 피해자 C씨를 마주보는 앞좌석에 앉아 신체를 만지고 옷을 벗기려고 시도했다고 전했다. 당시 주변에 있던 다른 승객이 가해자 D씨를 저지하자 흉기를 휘두르기도 했다. 경찰에 의해 체포된 D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두 사건이 발생 시각은 늦은 밤이 아니었다는 점과 한명의 피해자는 경찰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프랑스인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일 드 프랑스 주지사가 불과 하루 전 대중교통 성범죄를 막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발언한 직후 발생해 대중교통 치안에 여전히 안일하다는 지적이다.

전날인 8일 발레히 페크헤쓰(Valérie Pécresse) 일 드 프랑스 주지사는 대중교통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성범죄 80%가 출퇴근 시간에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중교통 내 CCTV 영상은 기본적으로 72시간 후에 폐기하도록 되어 있는 법에 문제를 제기했다.

피해자가 경찰에 고발한 뒤 경찰이 사건을 조사하는 모든 시간이 72시간 내에 이뤄져야 가해자를 찾는 거의 유일한 단서인 CCTV 영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발 빠른 CCTV 영상 확보와 피해자들을 위해 역무원들이 경찰서에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RER이나 버스의 경우 늦은 밤에는 여성 혼자 타지말라고 현지인들은 입을 모은다. 성범죄나 강도 같은 사건이 여전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공항을 제외하고 RER이나 밤버스를 혼자 타지 않는다. 파리 생활 초에 소매치기를 당할 뻔한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심각한 범죄도 빈번히 발생하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혹시 파리에 오게 된다면 RER과 밤버스는 꼭 피하도록 하자.
<위 글은 시민기자 작성 기사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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