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머리·소득주도 성장·일자리와 경제…삶의 질은 추락

천기덕 김영대학교&평생교육원 교수

현 정부가 출범한 지 4년이 지났다. 대학으로 치면 졸업을 하는 것이다. 사회로 나아가는 떠남의 새로움을 맞이하는 때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작할 땐 중요도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리스트에 할 일이 많았다. ‘일자리가 복지다’란 절박함과 함께 일자리는 직접 챙긴다는 의미로 대통령이 직접 일자리 위원장을 맡고 상황판을 챙겼다. 증세 없는 복지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의아했다, 연료도 없는 차가 과연 굴러갈 수 있을까? 

소득주도 성장은 정권 초기에 그렇듯 의욕이 있었다. 경제학 교과서에도 없는 개념에 대한 의혹도 있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구호는 호기심 반 의혹 반인 듯했다. 그 시작은 '임전무퇴'. 시장과의 담판을 짓는 듯 결의가 매우 굳건했다. 넘쳐나는 자신감과 판을 완전히 바꾸는 대변혁의 시대가 오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성과는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반시장 정책' '거꾸로 가는 방향'이란 식자들의 논평이 나왔다. 국제기구에서 경고도 받았다. 

의욕을 앞세운 최저 임금제와 주 52시간 저녁이 있는 삶은 얼핏 보기에는 비단 같았다. 소득이 높아지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행복도 금방 달려 올듯한 기세였다. 그러나 세상은 이원적이다. 양지가 있으면 그림자가 있게 마련, 양날의 검과 같다. 상충관계를 잘 봐야 한다. 치열한 지구촌 경쟁에서 땀이 없는 영광은 공허하다. 비용경쟁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편신즉암'이란말이 있다. 쏠린 생각은 어둡고 어리석다는 말이다. 당 태종이 간언을 잘하는 신하에게서 들은 충고다. 

4년간 말 많았던 편 가르기, 반시장 고집이 강인했던 부동산 정책, 풀린 돈과 더욱 조여진 규제, 정부 부채, 탈원전 등이 있었고 코로나19도 터졌다. '화불단행'이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과 고용 대란, 좀비기업까지 양산됐다. 

소득 주도 성장안을 입안한 장하성은 2018년 10월 그해 연말쯤 효과를 볼 것이란 주장을 펼쳤다. 대통령은 이듬해인 2019년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0년 1월엔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월 초엔 '코로나19 문제없다'는 의욕과 자신감을 피력했다. 
원전과 관련 임기 내 전기료는 절대 올리지 않겠다는 소신도 강력히 밝혔다. 부동산은 자신 있고 확실히 잡겠다고 했다. 김해, 가덕도 공항은 다 결정된 것을 소급해서 판을 뒤집어 28.7조의 예산이 책정됐다. 예타면제 사업만 88.1조를 책정하고 추경을 연거푸 통과시키고 뉴딜정책을 펴는 속도전도 치뤘다. 와중에 국가 부채가 1985조에 달했다. 

물론 긴급자금 지원도 있었다. 정부 예산은 매년 20조 이상 증가했다. 1년 SOC 예산과 맞먹는 규모다. 유동성 지표인 M2가 3300조원에 육박해 물가 압박은 심해졌다. 금년 1월로 넘어오면서 M2의 순수증가분만 40조를 넘어 2001년 개항 때 10년간 인천공항 건설비용 총 7.8조를 기준, 인천공항 5개를 짓는 규모의 돈이다. 

전반적 지표를 보니 한국 경제는 골고루 급격히 나빠졌다. 

한국은 UN의 국가행복지수 순위에서 전년 대비 7계단 하락한 61위로 떨어졌다. 

글로벌 국가·도시 비교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4년 전 12년이던 '내 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이 24년으로 늘어났다.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24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거다. 세계에서 10번째로 집 사기 어려운 국가가 됐다. 

생활물가는 세계 12위를 기록했다. 프랑스나 살인적 물가로 고통을 겪어왔던 홍콩보다 심각하다. 

한국은 세계경제 영토의 74%, 10~14위권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었던 나라다. 그러나 두 축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상당한 도전을 받고 있다. 반도체는 시장 점유율이 메모리 비메모리 둘 다 5% 이상 떨어졌다. 타국 경쟁사의 약진과 미국이 피치를 올리고 있다. 

특히 대만의 TSMC는 총통의 목숨을 건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에 6개의 공장을 세우고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순익은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가장 최고급의 node 반도체는 시장점유율이 이미 90%에 이르러 압도적이다. 반도체는 초급속의 산업의 쌀이다. 부동산 폭등·생활비 부담이 늘어 국민들의 삶이 힘들어졌다. 국가도 마찬가지인데 반성하는 마음으로 자문해 본다. 

▶우리의 꿈은 무엇인가? 춤추게 할 동인은 무엇인가? 자발적 선택과 내적 동기를 북돋울 복안은 무엇인가? ▶미래의 전략은 무엇이며, 대안은 있는가? 

한국인의 삶의 질, 개도국 남아공보다 못하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 4년간 20계단 수직 하락, 42위에 위치하고 있다. 정부 출범 때 세계 상위 30% 수준이던 한국의 삶의 질 지표가 4년 만에 대상국 83개국 중 42위다. 중간 수준으로 떨어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루마니아보다 낮아진 것으로 평가됐다니 놀랍다. 부동산값 폭등으로 주거비와 생활비 증가가 주요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넘베오는 올해 한국의 삶의 질(quality of life) 지수를 130.02로 발표했다. 넘베오는 구매력,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생활비, 오염, 안전 등의 분야를 평가해 삶의 질 지수를 구한다. 조사결과 남아공(39위), 루마니아(40위), 푸에르토리코(41위)가 한국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 남아공과 루마니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의 15%, 43% 수준이다. 

부동산 규제·소주성 경제정책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대세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한국의 삶의 질 지수는 162.49로 67개국 중에서 22위였으니 지수가 4년 만에 30포인트, 순위는 20계단 떨어진 것이다. 이전 정부 때인 2013년에는 23위(135.62)에서 2016년 21위(170.29)로 나아졌었다. 

한국은 109개국 중 12위로 상위 10% 수준의 집 구매가 어려운 나라다. 자산가치가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것이다. 4년에 PIR이 11년 이상 높아졌으니 매년 평균 3년씩 길어지고 있는 셈이다. 주거 불안정성이 높아 근본적 의식주 문제가 불안하다. 화폐구매력이 떨어지니 생활비지수는 더운 악화되어 올해 81.20 (세계 14위)다. 넘베오는 미국 뉴욕을 100으로 보고 몇 개 항목을 기준으로 구한다. 

주택비용은 제외되었고 외식비, 소비재 가격, 식료품 가격 등은 포함하고 있다. 2017년엔 75.41로 19위였다. 4년 사이 지수는 5포인트, 순위는 5계단 올라 올해 한국은 프랑스(15위·80.62), 홍콩(16위·79.94)보다도 높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치밀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때다. 광속의 소용돌이 판이다. 

[필자소개]

천기덕 교수는 현재 김영대학교&평생교육원 운영교수, 사단법인 세종포럼 시민자원봉사 글로벌 인재 캠프 멘토링 총장,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평택대와 서경대 겸임교수, Geodis그룹 전무(IBM SCM Ops) E&Company 수석컨설턴트를 역임했다. 채용 포스팅 및 인터뷰, 기업문화, 고성과자 특성, 직원 교육관리, 취업 멘토링(중소기업진흥공단, 신한은행), 한미 연합 팀스피리트 작전 통역교육 담당관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영어 도사되는 법], [학점 잘 따는 공부법], [IBM 가치관, 100년 흥망성쇠], [고성과자들의 특징], [공부든 일이든 잘하는 내적 소통의 비밀] 등에 대해 강연했다.

<위 글은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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