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물가지수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
홍남기 "물가 오름세 일시적"

 

사진=1코노미뉴스,통계청/디자인=안지호 기자 

인플레이션 공포가 1인 가구를 위협하고 있다. 식비에 기름값, 집세까지 빠르게 치솟으면서 1인 가구의 가계 부담이 커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9년1개월만에 최고치다. 

특히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가 3.3%나 상승했다. 2017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파 가격은 130.5%나 뛰었고, 달걀도 45.4%나 치솟았다. 서민 식탁을 책임지는 돼지고기, 닭고기도 각각 6.8%, 6.3% 상승했다. 외식 물가 역시 2.1% 올랐다. 

계란값의 경우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넘긴 경우도 있다. 지난해 AI 확산으로 국내 산란계의 30%가량이 살처분되면서 발생한 영향인 만큼 계란 가격 불안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름값도 치솟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가속화 양상을 보이면서 서울 일부 주유소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600원을 넘어선 곳도 있다. 전국 대부분 주유소는 1500원대다. 

집세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전세가 1.8%나 올랐고, 월세도 0.8% 상승했다. 1인 가구 대부분이 전월세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월세의 경우 2014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이처럼 급격한 물가 상승은 다인(多人) 가구보다 1인 가구에 치명적이다. 가계를 홀로 감당해서다.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 자체도 다인 가구보다 낮다. 

올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47만3000원이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 효과로 고령층 1인 가구의 취업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근로소득이 늘었지만, 여전히 다인 가구보다 소득이 낮다. 

여기에 1인 가구의 가계지출은 181만5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했다. 소비지출이 130만8000원, 비소비지출이 50만7000원이다. 1인 가구는 월 소득의 약 53%를 소비지출로 쓴다. 또 소비지출의 60%는 식비, 주거비, 교통비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하면 1인 가구, 특히 청년층은 심각한 경제 빈곤을 겪을 수 있다. 이미 청년 실업자는 지난 4월 15~29세 42만5000명, 30~39세 19만7000명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월 대비 5만2000명, 1000명 늘어난 수치다. 구직 포기자도 70만명 가량 된다. 청년 고용률은 43.5%다. 10명 중 6명은 취업에 실패한 상황이다. 

실제로 1인 가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친 물가'라며 생활고를 토로하는 글들이 많다.

직장인 1인 가구라는 배창수(가명)씨는 "요즘은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기분이다. 뭐 하나 산 것도 없는데 통장 잔고는 마이너스를 향해 간다"고 말했다. 

'프로 자취러'라는 박지훈(가명)씨도 "10년 넘게 자취했지만 지금처럼 생활고에 시달리는 건 처음"이라며 "나름 하루 세끼 잘 챙겨 먹고 건강한 삶을 살았는데 이제는 식비조차 아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이러한 물가 급등이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1년 전 마이너스 물가에 따른 기저효과란 설명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의 경우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완화될 것이고, 농축수산물도 햇상품 출하 및 AI 발생의 부정적 영향이 줄어들면서 오름세가 둔화할 것"이라며 "하반기에 들어서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물가 오름세를 주도한 기저효과, 일시적 공급충격 등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사진=뉴스1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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