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모임 오후 6시 이전 4인, 이후 2인까지 허용

사진 = 미리캔버스 / 디자인=안지호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8일 1300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수치를 재경신했다.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수도권에서만 9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긴급하게 수도권에 사회적거리두기 격상을 결정했다. 거리두기 4단계의 핵심은 외출금지 등 사적모임 통제다. 이에 사회적 단절 영향이 큰 1인 가구의 '코로나 우울' 심화 우려도 나온다. 

9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방역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며 "과감한 결단과 신속한 실행만이 답"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 단계를 오는 12일부터 2주간 4단계로 격상한다. 비수도권은 지자체별 현 단계를 유지하되 확산 추이에 따라 선제거인 대응조치를 위하기로 했다.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강화된다.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까지만 모일 수 있고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모든 유흥시설의 집합금지가 적용된다. 종교시설도 모임·식사·숙박이 금지되고 비대면만 가능하다. 요양병원·시설도 방문 면회가 금지된다. 제조업을 제외한 사업장은 시차 출퇴근제, 점심시간 시차제, 30% 재택근무를 권고한다.   

집회와 행사도 전면 금지다. 단 1인 시위는 허용된다. 결혼식,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김 총리는 "최고 수준의 거리두기 단계이므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며 "수도권 국민들께 다시 한번 일상을 양보하고 고통을 감내해 주실 것을 요청해 죄송하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께도 어려움을 드리게 돼 송구하다"고 전했다. 

수도권거리두기 4단계 적용 기간, 1인 가구가 고립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돌봄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사람들과 교류가 감소하면서 우울증에 빠지는 1인 가구가 증가했다. 또 홀몸어르신의 경우 돌봄 공백이 발생한 바 있다. 

인천에서 돌봄요양사 활동하는 정순홍(49)씨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한동안 돌봄 서비스에 공백이 생기고, 갑작스럽게 외부와 단절이 되면서 담당 어르신들의 불안감이 급격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전화로 안부를 묻는 방식으로 어르신의 생활 상태,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 한 어르신은 낙상으로 크게 다쳤는데도 그저 괜찮다고만 말해 아직까지도 다리를 절고 계시다"며 "4단계 적용 이후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대책안전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심리적 문제를 호소하는 자살예상 상담전화(1393) 상담건수는 지난해 월 9000여 건 수준에 비해 올해는 월별 1만 7000건 수준으로 약 78% 이상 증가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1인 가구가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관심과 정부, 지자체의 세심한 돌봄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선 숲과나눔 연구원은 "1인 가구는 코로나 시기에 심리적 건강이 더욱 취약한 집단이다. 집 밖에서의 사회적 활동이 아니면 타인과 직접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기존에도 가지고 있던 외로움과 우울, 불안감이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더욱 증폭된다. 정부와 지자체에는 코로나 시기에 고립되기 쉬운 1인 가구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다양한 생애주기별 1인 가구 지원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특히 독거노인에 대한 현실적인 맞춤 정책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코로나19 장기화로 노인대상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자원봉사 횟수 감소, 경로당이 문을 닫는 등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우울감에 시달리는 홀몸어르신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에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 참여한 홀몸어르신 2416명 중 730명(30.2%)이 우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한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아무래도 1인 가구의 사회참여 독려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제 역할을 하기 힘들어진다. 온라인 프로그램은 참여율은 높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며 "1인 가구뿐만이 아니라 돌봄 프로그램 대부분이 언택트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직접 서비스가 불가능하고 참여 독려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도권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2020년 기준 288만가구에 달한다. 지역별로 서울 127만6000가구, 경기도 130만7000가구, 인천 29만7000가구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사진=뉴스1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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