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시즌이 돌아왔다. 

14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폭염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한낮 체감 온도는 35도까지 치솟으면서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요즘, 평소 가보지 못한 국내 명소를 찾아 계획을 세웠던 이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팬데믹에 발목이 잡혔다. 4차 대유행 여파 우려에 따라 여름휴가철 모습도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계획을 미루거나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휴가지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 나모(47)씨는 7월 말 ‘제주도 2주 살이’를 계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 때문에 계획했던 ‘제주살이’는 커녕 가족·지인도 만나지 못한 채 혼자 여름휴가를 보내게 됐다. 나 씨는 결국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집에서 홀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드라마를 몰아 보고 요리를 배우며 남은 휴가를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나 씨는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휴가는 오롯이 재충전하기 위해 쓰는 시간이니만큼 최대한 편하게 보내려고 한다. 생각해보면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최고의 휴가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직장인 3년 차인 김모(29)씨는 올여름 휴가는 여행 대신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보내기로 했다. 김 씨는 감염자가 천명을 넘어서자 여자친구와 함께 계획했던 강원도 서빙을 취소하고 '홈캉스'를 선택했다. 김 씨는 "여행보다 건강이 우선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집에서 쉬고자 한다"면서 "갑작스럽게 계획을 바꿨지만 에어컨 틀고 그동안 미뤘던 책을 보면서 알차게 보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위험한 밖보다는 집에서 혼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홈캉스를 선택한 이들이 늘고 있다.

◇'홈캉스에 딱!' 코로나 확산에 유통업계 관련 상품 속속 내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이들이 늘면서 유통업계는 홈캉스족을 겨냥한 상품도 속속 내놨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서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따라 집콕족이 다시 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들을 겨냥한 간편식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여름휴가 시즌이지만 외부활동에 제약이 커진 만큼 홈캉스 용품들도 마련했다.

유통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롯데마트의 가정간편식(HMR) 매출 신장률(13일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구매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델리 매출도 23.6% 신장했다. 특히 냉장 밀키트류는 200% 이상 늘어나는 등 홈캉스 관련 먹거리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롯데마트는 오는 21일까지 1등급 스테이크용 한우를 최대 40% 할인판매한다. 원기 충전에 좋은 완도산 전복과 손질 민물장어, 데친 문어도 준비했다. 이색 PB 제품 '처갓집 양념치킨 왕교자'도 출시했다.

시원하고 안전한 휴가를 보내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홈캉스 용품 매출도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마트의 라운지웨어와 물놀이 용품 매출은 이달 들어 각각 48.3%, 22.5%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오는 28일까지 실내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물놀이 용품과 시원한 냉감 소재의 언더웨어와 여름 침구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여름철 캠핑&물놀이 대전'을 진행한다.

홈플러스도 15일부터 여름 먹거리와 대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서머 브레이크 세일'을 실시한다.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농협안심한우 구이류 전품목을 최대 40% 할인하고, '썸머 BBQ 돼지 멀티팩 세트'와 '항공직송 토마호크 스테이크', 호주산 척아이롤, 고창민물장어 등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이마트는 피코크와 키친델리 등으로 폭넓게 간편식을 운영하고 있다. 피코크는 냉동·냉장·상온 HMR와 밀키트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 끼용 상품부터 간단한 간식, 디저트 등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갑자기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집에서 휴가를 보내고자 하는 홈캉스족이 늘었다"면서 "고객들이 밖에 나가는 것 대신, 집에서 안전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와 제품들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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