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7년 고령 1인 가구 405만…복지체계 변화 시급

사진=1코노미뉴스, 뉴스1/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1코노미뉴스, 뉴스1/디자인=안지호 기자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지자체와 기업, 봉사단체 등이 독거노인 대상 사회공헌활동에 나섰다. 카네이션을 전달하고 말벗이 되어주며 상대적으로 외로움이 더 한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다. 

하지만 떠들썩한 행사가 끝나고 나면 다시 고독하고 외로운 시간이 찾아온다. 독거노인들에게는 괜히 더 쓸쓸해지는 어버이날이다. 

연립·다세대주택이 즐비한 인천 미추홀구 주택가에 거주하는 80세 강 모 어르신, 장성한 자녀가 셋이나 있지만 수년째 홀로 어버이날을 보내고 있다. 장남은 해외 건설현장에 나가 있고, 둘째 딸은 제주도에, 막내는 목포에 있다. 

강씨는 "다 멀리 있는데 오고 가며 고생이니 오지 말라고 했다"며 "(자식들이)보고야 싶지, 손주 생각도 나고, 그냥 혼자 살다 보면 괜찮은데, 어버이날이라고 옆에서 자꾸 들쑤시니까 그런 거지 괜찮아"라고 전했다. 

강씨와 경로당 친구라는 박모(78)씨도 홀로 어버이날을 보낸다. 박씨는 "부모 마음이 다 그래. 자식들 고생할까 봐 오지 말라고 하는데, 그래도 내심 오면 좋긴 하지"라며 "난 어버이날엔 밖에 잘 안가. 손주가 카네이션 달아줬다고 자랑질하면 괜히 더 쓸쓸해지거든"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1인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우리 사회에 어버이날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문제는 앞으로 더 삭막해질 것이란 점이다.

인천 미추홀구 한 주택가./사진 = 1코노미뉴스
인천 미추홀구 한 주택가./사진 = 1코노미뉴스

통계청 장래가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자 1인 가구 수는 2020년 166만1000가구에서 2027년 227만4000가구, 2037년 335만1000가구, 2047년 405만1000가구로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어버이날, 가슴에 카네이션조차 달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만 더 받는 어르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1인 가구 관련 커뮤니티에는 50~60대 중장년 1인 가구가 어버이날 홀로 라면을 끓여 먹거나, 김밥으로 한 끼를 때우는 혼밥 인증을 한 글이 많다. 또 자식에 손주까지 있지만, 어버이날 전화 한 통도 없다며 울컥하는 마음을 글로 표현하기도 한다.

심지어 부모의 노후 생계를 부모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세다. 이미 혼자 사는 고령자 중 44.6%는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자녀 및 친척이 생활비를 지원해 주는 경우는 단 24.3%에 불과하다. 

반면 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고령인구)는 2020년 22.5명에서 2040년 63.4명으로 급증이 예상된다. 젊은이 3명당 노인 2명씩을 부양해야 하는 사회가 온다. 

20년 후 각박한 어버이날 풍경을 맞지 않으려면 가족 중심의 사회복지체계 변화와 함께 무너진 가족에 대한 인식 회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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