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 = 픽사베이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 = 픽사베이

 

30대 직장인 최모(서대문구, 1인 가구)씨는 지난해 초 독립문 근처 오래된 아파트를 샀다. 매번 이사 다니는 것이 번거로워 구입으로 돌아선 최 씨는 은행이자가 부담스러웠지만 평생 집이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질렀다. 당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와 신용대출까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로 4억원 넘게 빌렸다. 혼자 생활하기 때문에 고정 비용 이외 부담이 없을 거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금리가 더 낮은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았는데 대출 초기 월 120만원이던 원리금은 지난달엔 182만원까지 불었다. 

최 씨는 "할 수 있는 건 모두 끌어다가 한 것이 화근"이라며 "혼자 벌어서 갚아 나가야 하는데 그렇다고 당장 매매로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영끌족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Fed)의 '자이언트 스텝'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긴축에 속도를 내는 미국(연 1.5~1.75%)과 한국(연 1.75%)의 기준금리가 같아지며(상단 기준)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곧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 상승에 대출금리도 뛰게 된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연 4.33~7.09%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4일 연 5.51%에서 4월말 6.31%로 오르다가 이날 7%를 넘겼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연 4.116%다. 전날보다 0.034%포인트, 지난 1월(연 2.41%)보다 1.7%포인트 넘게 뛰었다.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연 4%를 넘긴 건 2012년 3월 27일(4.1%) 이후 10년 2개월 만이다.

문제는 시장금리가 앞으로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영끌족들의 빚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실제로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AAA)의 금리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이날 기준 연 2.478%로 전날보다 0.049%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경우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은 16만1000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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