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새해 불꽃을 보러가는 길./사진=이다정
런던 새해 불꽃을 보러가는 길./사진=이다정
혼자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삶에 있어 많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1인 가구 수는 급증하지만 아직까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서비스는 부족하다. 그래서 1인 가구가 1인 가구에 관심을 갖고 공감과 연대감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1코노미뉴스]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1인 가구의 삶'을 날것 그대로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국 1인 가구 이다정= 영국에서 올해로 두 번째 새해를 맞이했다. 필자는 조금은 특별한 새해맞이를 위해 다양한 신년 맞이 이벤트들을 찾아봤지만 이미 대부분이 예약이 마감된 상태였다.

런던의 새해 불꽃 축제 또한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15파운드의 티켓을 미리 구매해야지만 입장이 가능했고 이마저도 한 달 전에 이미 매진된 상태다. 몇몇 다른 나라에서 새해를 맞이했지만 새해 불꽃을 구경하기 위해 공공장소에 방문하는데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아무리 런던 새해 불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고 하지만 12분을 위해 15파운드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에 새삼 런던의 비싼 물가를 다시 한번 느꼈다.

연말 2일 전, 친구가 THE GHERKIN에서 해피 뉴이어 파티를 하는데 아직 티켓이 남아있다고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THE GHERKIN의 명칭은 30ST MARY AXE로 런던의 금융지구 중심지에 위치한 고도 빌딩이다.

The Sterling in the Gherkin./사진=이다정
The Sterling in the Gherkin./사진=이다정

대부분의 런던 건물과 다른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으로 알려진 이곳에서 연말 파티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입장료는 인당 47파운드 정도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였다. 하지만 런던 새해 불꽃 이벤트가 열리는 런던아이 근처로 새해 불꽃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서둘러 예약했다.

기대를 가득 안고 도착한 더 걸킨의 입구에서 예약한 이벤트가 고층이 아닌 지상에 있는 The Sterling in the Gherkin이라는 바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존재조차 몰랐던 The Sterling in the Gherkin은 Ground Floor (지상)에 있고 티켓 예약 당시 정확한 위치가 제공되지 않았기에 우리는 그렇게 연말 마지막 SCAM (신용사기)을 당했다. 금융지구에 있기 때문에 많은 빌딩 속에서 지상층에 있는 이 바 내부는 하늘 조차 보기 힘들었다. 우리처럼 스카이 뷰를 기대했던 티켓 구매자들이 컴플레인을 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사실 화가 날 수도 있었던 상황이만 새해라는 점에서 웃고 넘어갔다. 

칵테일을 마시며 신년파티./ 사진=이다정
칵테일을 마시며 신년파티./ 사진=이다정

생각해보면 경제 위기를 겪고 더 비싼 물가를 자랑하는 런던에서 스카이뷰를 볼 수 있는 Searcys at The Gherki에서 연말에 50파운드도 안 되는 입장료를 받는다는 것도 말이 안 됐고, 연말 이틀 전까지 티켓이 소진 안 될 일도 없었다.

다음부터는 꼼꼼히 확인하고 따져보고 무엇이든 구매하자고 친구들과 다짐했다. 장소보다 누구와 함께 보내느냐가 중요하고 우리는 여기 다 함께 모였으니까! 우리는 거품 가득한 9파운드 마티니들을 마시며 즐겼다. 하지만 여전히 새해 불꽃을 포기할 수 없었다.

새해가 오기 10분 전, 우리는 바에서 나와 새해 불꽃을 보기 위해 런던아이로 향했다. 아니 뛰었다. 구두를 신었던 친구들은 맨발 투혼도 마다치 않았다. 살짝 취기가 있던 우리는 길을 조금 헤매게 됐다. 불꽃을 보러 가는 길에 새해를 맞이했다. 새해 불꽃을 보고 새벽까지 연말의 밤을 즐겼다. 

친구들과 찍은 새해맞이 사진./사진=이다정
친구들과 찍은 새해맞이 사진./사진=이다정

홀로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과 맞닥뜨릴 때가 많다. 외국인으로서 혼자서 해결해내 가야 하는 일들과 또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도 있었다.

그럴 때 좌절하거나 영향을 받기보다는 그 상황이 나의 감정을 좌지우지하지 않도록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어떠한 일이나 사건은 내가 변화시킬 수 없지만 그 사건들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은 스스로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다사다난했던 지난해, 열심히 살아낸 우리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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