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 13만명 '고립' 상태 

사진 = 미리캔버스, 디자인 = 안지호 기자
사진 = 미리캔버스, 디자인 = 안지호 기자

청년층의 고립·은둔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 무려 13만명이 고립·은둔 상태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집밖으로 나오지 않고 스스로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 홀로 거주하는 1인 가구인 경우 사각지대에 있어 위기가구로 발전할 위험이 더 크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 청년 비율은 4.5%로 추정된다. 이를 서울시 인구에 적용할 경우 최대 12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산출된다. 

이번 조사에서 고립은 정서적·물리적으로 최소 6개월 이상 고립 상태가 유지된 경우다. 은둔은 외출이 거의 없이 집에서만 은둔 생활하는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된 경우다. 

표 = 서울시

서울시 조사를 보면 고립·은둔 배경으로 45.5%가 '실직 또는 취업에 어려움'을 꼽았다. 이어 40.9%는 '심리적, 정신적 어려움'을 40.3%는 '인간관계 어려움'을 꼽았다. 

고립·은둔 청년 중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상~3년 미만이 28.1%, 3년 이상~5년 미만 16.7%, 10년 이상 11.5% 순이다. 5년 이상 장기화된 청년 비율이 28.5%나 됐다.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고 일반 청년과 인식차가 크다는 부분이 고립·은둔을 불러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본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다고 생각한다는 비율은 64.7%나 됐다. 본인의 경제적 수준에 대해서는 매우 부족함이 51.6%, 약간 부족함 33.5%였다.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43.2%가 '나쁘다'고 답했다. 일반청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다. 

정신건강 관련 약물 복용 여부에 대해서도 18.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일반청년보다 2배 이상 높다. 여기에 고립·은둔 청년 10명 중 8명은 '가벼운 수준 이상의 우울'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고립·은둔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55.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필요한 지원으로 경제적 지원이 57.2%로 가장 높았다. 여가활동 지원은 44.7%, 일자리나 공부 기회 42.0%, 심리상담 36.8% 순이다. 

이처럼 이번 조사에서는 고립·은둔 청년의 규모, 경제적·심리적 지원 필요성이 드러났다. 추가적인 전수조사를 통한 실제 고립·은둔 청년 발굴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편 시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오는 3월 중 종합 지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당사자 중심의 섬세한 정책설계가 필요해졌고, 이에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실태조사를 시행해 유의미한 결과값을 확보했다"며 "이제 고립·은둔청년이 실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 그 청년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을 마련해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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