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의 거리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이곳은 맛집이 많기로도 유명한데, '인사동 항아리수제비'가 그중 하나다.

저녁 시간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 식당 안에는 다행히 한 자리가 남아 바로 착석할 수 있었다. 전통적인 인테리어 사이로 보이는 메뉴판을 살펴보니, 일반 수제비, 매콤 수제비, 들깨 수제비, 해물파전, 골뱅이무침이 있다.

일반 수제비(8000원)와 해물파전(1만3000원), 동동주(5000원)를 주문했다. 수제비에는 굴이 기본적으로 들어간다. 원하지 않는 경우 미리 말하면 굴은 뺄 수 있다.

먼저 기본 찬으로는 겉절이김치와 동치미가 제공된다. 김치는 큼지막한 항아리에 넉넉히 담겨 나와 원하는 만큼 담아 먹으면 된다. 김치는 한눈에 보기에도 신선하고 아삭해 보인다. 동치미 또한 맑고 무의 상태가 오래되지 않은 듯 신선해 보인다.

수제비를 기다리는 동안 김치를 한 입 맛봤다. 아삭·시원하면서도 알싸한 마늘 향이 퍼진다. 그러면서도 끝맛은 깔끔하다. 이어 시원·새콤한 동치미의 무는 오래 묵은 느낌 없이 아삭하고 시원하다. 맵거나 느끼한 맛을 잡아주기에 좋아 보인다.

먼저 동동주가 나왔다. 김치를 안주 삼아 동동주를 먼저 한입 마셔봤다. 동동주는 가벼우면서도 부드럽고 매우 깔끔하다. 

곧이어 수제비와 해물파전이 나온다. 수제비는 아기자기한 항아리에 담겨 나오는데, 뽀얀 육수 속 수제비와 당근, 파, 양파, 애호박, 김이 뿌려져 있다. 해물파전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려있고, 파와 당근, 오징어 등이 소량 들어있다.

수제비를 적당량 덜어 한입 먹어봤다. 수제비는 얇으면서도 쫄깃하다. 육수는 싱겁거나 짜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시원하다. 최근 급격히 온도가 내려가 얼어붙었던 몸이 따뜻한 수제비 한입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마저 든다. 여기에 김치 한 조각 얹으면 더 좋다.

해물파전은 테두리는 바삭하고 안쪽으로 갈수록 촉촉하다. 느끼하지 않고,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적당한 두께다. 파전 한 조각을 간장에 살짝 찍어 동동주 한잔에 먹어보니, 행복감이 몰려왔다.

한 줄 평은 "수제비 좋아하세요? 그럼 여긴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