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생활물가지수 6.1% 상승… 도시가스 36% 올라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물가 상승폭이 3개월만에 다시 확대됐다. 겨울철 난방요금 폭등과 채소가격 인상 등이 원인이다. 

문제는 공공요금과 각종 식료품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인 가구 대비 수입원 증대 요인이 적은 1인 가구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5.0%로 상승폭이 감소한 이후 처음으로 오름폭이 커졌다. 

예상대로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공요금과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전년 동월 대비 도시가스는 무려 36.2%, 지역난방비는 34.0%나 올랐다. 전기료도 29.5% 상승했다. 등유 역시 37.7% 올랐다. 

여기에 주택관리비 5.8%, 전세 1.8%, 월세 0.7%로 주거비 역시 상승했다. 

또 양파가 33.0%, 오이 25.8%, 파 22.8%, 닭고기 18.5%, 고등어 12.8% 올랐고, 빵 14.8%, 커피 17.5%, 스낵과자 14.0%, 보험서비스료 12.0%, 외래진료비 1.8%, 입원진료비 1.7% 상승했다. 

체감 물가라고 볼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111.77(2020=100)로 6.1%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표 = 통계청

다인 가구보다 월소득 대비 지출 비중이 큰 1인 가구의 부담은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소비지출 중 부담이 큰 주택, 수도, 전기 및 연료는 8.0%나 상승했고,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는 5.8%, 음식 및 숙박은 7.7%, 교통비는 3.0%, 오락 및 문화도 3.9% 상승했다.

30대 1인 가구 김모씨는 "소득대비 지출이 120%정도 된다. 그저 버티는 삶이다. 인생을 즐기자고 했던게 꿈같다"며 "실내온도 16~17도다. 집에서 외출복 그대로 입고 수면양말 신고 있다. 1일 1식, 김밥이나 라면 아니면 밀키트다. 넷플릭스도 끊었다"고 전했다. 

40대 1인 가구 신모씨는 "퇴사하고 이사를 준비 중이다. 월급이 밀리는데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신용대출로 카드값 막고, 전세금 빼서 다시 대출금 메꾸고 부채청산하고 5평 원룸으로 간다"며 "'인생에 한 번쯤 쉬어가자'하고 정신승리했지만,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니 갑갑하다. 물가라도 내렸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물가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월에도 물가상승률이 5%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보다 0.3%포인트 낮춘 수치다. 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9%로 0.2%포인트 높였다.

한국은행이 받는 금리인상 압박도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월 31일∼2월 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1.00~1.25%포인트로 더 벌어지게 됐다. 

물가가 다시 상승폭을 키운 상황에서 미국과 금리격차마저 커져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는 이번달에도 5% 내외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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