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강록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불법 개 도살장에서 구조된 강록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2020년 11월 동물권행동 카라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불법 개 도살장 소식을 접하고, 약 한달여 간 잠복과 추적에 나선다. 이에 카라 측은 개 도살 포함 불법행위 증거 수집에 성공하게 되고, 이후 현장에서 경기도 특별사법경찰관과 고양시에 신고해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고양시는 즉각 현장 출동하여 도살자 A씨의 불법행위를 조사하고 개들을 긴급 격리조치 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A씨가 현장에서 도망치게 되면서 담판이 지연됐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개 불법도살장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개 불법도살장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도살장 현장을 살펴본 카라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전기 쇠꼬챙이와 온갖 도살 장비, 여러 번 새끼를 낳았음직한 어미 개의 사체가 더러운 물탱크에 담겨있었던 것.

현장의 불법행위들을 신속히 조사하여 A씨를 처벌하고 개들을 구하기 위해 최단 시간 내 영장이 발부되어 강제 진입이 가능해야 했다. 12월 7일 낮부터 카라의 활동가들과 고양시는 고발조치에 따른 영장 발부를 기다리며 도살장 앞을 지켰다.

또한 카라는 개들의 긴급 구조와 도살장의 영구패쇄를 위해 SNS를 통해 탄원서 동참을 호소했다. 그 결과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다음날인 8일 오전 현장에 다시 나타난 A씨는 전기 쇠꼬챙이와 어미 개 사체 등을 숨기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도살자는 다시 돌아갔다. 이후 고양시 관계자들이 모두 돌아간 저녁시간 트럭을 끌고 지인까지 동원해 현장을 다시 찾은 A씨는 오히려 활동가들을 고발하겠다며 겁박하고 고함을 질렀다.

현장 수색을 위해 출동한 경찰./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현장 수색을 위해 출동한 경찰./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카라 활동가들이 꼬박 이틀간의 낮과 밤을 보낸 후 9일 아침, 마침내 시민들이 참여한 탄원 서명과 여러 기관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영장이 발부됐다. 이에따라 범죄 현장 수색이 가능해졌고, 동물들의 긴급 격리가 안전하게 진행됐다.

구조된 개 34마리와 미니피그는 소유권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격리되어 고양시 동물보호센터로 이동됐다. 땅을 밟은 개들은 냄새를 맡고, 목이 많이 말랐던 탓인지 물그릇이 놓이자 한참 동안이나 물을 마셨다. 악몽 같았던 도살장에서 벗어난 순간이었다.

(왼쪽부터) 뜬장에 갇혀있는 개, 스프레에 표식이 남아있는 개./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왼쪽부터) 뜬장에 갇혀있는 개, 스프레에 표식이 남아있는 개./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개들은 하나같이 두려움에 떨며 몸을 웅크리고 있거나, 일부 강아지는 파란색 스프레이 자국이 남아있었다. 이는 경매장에서 상급,중급,국물용 등으로 분류하는 표시였다.

동물권행동 카라 관계자는 "카라 활동가들, 고양시 동물보호팀, 일산동부경찰서, 경기도 특사경,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의 힘으로 도살장의 동물들을 살렸다"면서 "다만, 이들은 목숨을 간신히 보존한 피해자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 동물들은 다른 도살장의 개들까지 생명으로서 구조해낼 소중한 첫 선례이며 살아있는 희망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구조된 개들은 키트 검사결과 상당수가 이미 치명적인 전염병에 감염되어 있었다. 이때 2마리가 구조 당일 파보 바이러스감염으로 결국 생을 마감했고, 홍역과 바이러스가 추가로 발견돼 급히 동물병원으로 옮겨진 3마리의 개들도 결국 숨을 거뒀다.

카라 활동가들과 시민 봉사자들은 구조된 개들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일 영양식을 급여하고, 한 마리마다 컨디션을 체크하여 치료에 집중했다.  그 결과 개들은 점차 기력을 되찾아갔다.

A씨의 소유권 포기를 받아 내기까지 3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이제 자유의 몸이 된 동물들은 다시 한번 건강검진절차를 거친 후 새로운 거처로 이동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들과 자유롭게 뛰어노는 구조견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들과 자유롭게 뛰어노는 구조견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개들은 뜬장 위와 목줄에서 벗어나 드넓은 잔디밭 위를 마음껏 뛰기 시작했다. 개들은 이제 사람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게 된다.

믹스견 강록이는 이때 구조된 개다.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활발한 성격을 지녔다. 강록이역시 심장사상충, 코로나 등을 앓는 등 힘겨운 시간도 있었지만, 다행히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다.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강록이는 추정나이 3살 1개월의 수컷 믹스견이다. 산책과 배변훈련을 잘하고, 친화도가 높다. 활발하고 애교 많은 강록이의 입양을 원한다면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강록이 프로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강록이 프로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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