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의 한 개도살장에서 구조된 '위니'./사진=동물권행동 카라
경기도 파주의 한 개도살장에서 구조된 '위니'./사진=동물권행동 카라

2022년 4월 그저 평범해 보이는 경기도 파주의 오래된 농가를 뒤로 개를 도살해오던 대규모 개 사육농장이 발견됐다.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들은 마을 동물복지사업 현장 답사 과정에서 이곳을 발견했다. 개 사육농장 주위에는 개를 도살할 때 사용하는 올무, 탈모기 등이 걸려 있었다.

아울러 카라 활동가들은 마당 한쪽 열악한 뜬 장에 갇혀 있는 11마리의 개들을 발견했다. 뜬 장아래는 개들의 분뇨가 가득했고, 그동안 희생됐던 개들의 털이 쌓여있었다.

현재 도살은 이루어지지 않는 듯했지만, 카라 활동가들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며칠간 현장을 모니터링했다. 그러던 중 농장주를 만날 수 있었고, 카라 활동가들은 농장주와 대화에 나섰다.

동물권행동 카라가 지난해 4월 마을 동물복지사업 현장 답사 과정에서 발견한 대규모 개 사육농장의 당시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동물권행동 카라가 지난해 4월 마을 동물복지사업 현장 답사 과정에서 발견한 대규모 개 사육농장의 당시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농장주는 활동가들에게 과거 이곳에서 개들을 사육하며 도살 했던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10년 전 개농장을 폐업하면서 도살을 중단했고, 현재 뜬 장의 개들은 마을을 떠돌거나 유기된 개들을 거두어 기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농장주는 카라 활동가들과 대화를 나누며 모든것을 완전하게 접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카라는 농장주를 설득해 11마리 개들의 소유권을 포기 받았고, 흉물스럽게 방치된 시설을 언제든 다른 도살자에게 악용될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시설철거, 어떠한 개도 기르지 않겠다는 서약도 받아냈다.

(왼쪽부터)분뇨가 가득한 뜬 장에 갇혀있는 위니, 카라 활동가들이 구조에 나서는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왼쪽부터)분뇨가 가득한 뜬 장에 갇혀있는 위니, 카라 활동가들이 구조에 나서는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카라 활동가들은 곧바로 11마리의 개들에 대한 구조와 시설 철거 준비를 시작했다. 모든 개들을 안전하게 구조한 뒤 철거작업이 시작됐다. 카라 활동가들은 오랜 시간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았던 이곳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죽음의 공포에 떨었을 수 많은 개들의 모습, 잔인하게 목이 졸려 죽어간 개들의 울부짖음을 떠올렸다.

카라 활동가들은 모든 개들을 구조하면서 즉시 심장사상충과 전염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키트 검사와 예방 접종 및 외부 구충을 실시했다.

검사결과 11마리 중 무려 9마리가 심장사상충에 감염돼 있었다. 이에 카라 활동가들은 즉시 전처치 약을 복용시켰다.

카라에 따르면 심장사상충은 모기를 매개로 전염되는 회충이다. 예방약만 먹으면 걱정할 것 없지만, 예방법종을 실시하지 않은 개농장의 개들, 시골 마당개 등은 이러한 전염병에 취약해 쉽게 감염되어 사망하곤 한다.

특히 심장사상충 치료는 예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처치 약 복용을 시작으로 사상충 주사 2차례를 거치며, 후처치까지 그 과정을 견뎌야 한다. 치료 중 패합병증 또는 혈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구조된 후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에 안긴 위니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캡쳐
구조된 후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에 안긴 위니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캡쳐

여기서 구조된 믹스견 '위니'는 다행히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지 않아 건강한 상태다. 얌전한 성격으로 활동가들이 안아서 쓰다듬으면 어색한 듯 배를 보여준다. 현재 카라의 돌봄을 받으며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카라 관계자는 "오랜 시간 뜬장 위에서 외롭게 보낸 개들이라 대부분 사람을 두려워하지만, 위니는 사람을 무척 사랑한다"면서 "사람을 좋아하는 만큼 위니가 건강한 몸으로 어서 평생 가족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니의 추정 나이는 3살 11개월이다. 암컷 믹스견으로 중성화 수술을 마쳤다. 위니의 입양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위니 프로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위니 프로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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