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금리 연 3.50% 동결
금통위, 3.75% 가능성 열어둬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2회 연속 동결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사실상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연말 혹은 내년 초부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기대 섞인 예측도 있다.

금일 금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50% 유지를 결정했다. 2021년 8월 이후 계속된 금리 인상이 지난 2월에 이어 이번 결정으로 멈춰선 셈이다. 

금통위의 4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보면 한은은 물가 상승률 둔화보다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컸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사태로 금융부문의 리스크 증대도 감안했다. 결과적으로 추가 인상은 다소 시간을 두고 면밀히 점검해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수출 상황은 심각하다. 6개월 연속 감소다. 무역수지는 이미 1년 넘게 적자다. 여기에 내수마저 고물가, 고금리로 불안하다. 그나마 물가는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를 기록했다. 상승폭만 놓고 보면 1년 만에 최저치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낮아지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둔화 흐름에 맞춰 금리 상승을 멈추고 가계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와 미국간 금리 격차가 커지고 있어 부담 역시 존재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4.75~5.00%로 0.25%포인트 높였다. 이에 따라 현재 격차는 1.50%포인트에 달한다. 22년 만에 최대 역전폭이다. 미 연준이 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역전폭은 더 확대될 수 있다. 역전폭이 확대되면 더 높은 수익률을 따라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될 수 있다. 원화 가치도 떨어진다. 경제적 파급력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내려가고 있는 만큼 전세대출 수요가 많은 1인 가구에게는 현 상황이 반갑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대출 고정금리(2년)는 연 3.42~5.91%다. 하단이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 연말 전세대출이 5~7%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1인 가구 세입자들은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로 대거 옮겨 갔다. 수요가 몰리자 덩달아 월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이중고도 겪었다. 

금리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1인 가구 역시 향후 변화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한국은행은 다소 보수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의 기대가 과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금리 인하 전망에 선을 그었다. 오히려 추가 금리 인상(0.25%포인트) 가능성도 언급했다.  

금일 이 총재는 "물가가 중장기 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 전까지는 금리 인하 논의를 안 하는 것이 좋다. 하반기 불확실성이 많다"며 "금융통화위원들은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에 대해 5명은 당분간 최종 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1명은 3.5%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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