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남양주 일패동의 한 무허가 번식장./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캡쳐
지난해 1월 남양주 일패동의 한 무허가 번식장./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캡쳐

"오직 인간의 돈벌이를 위해 햇볕도 들지 않는 어둡고 좁은 공간에서 착취당하며 살아온 개들이 치료하고 건강을 되찾아 입양가족까지 만나려면 아직 많은 여정들이 남아 있습니다."

동물권행동카라는 지난해 1월 24일·25일까지 이틀 동안 남양주 일패동 무허가 번식장에서 돈벌이를 위해 기계처럼 살아가며 방치된 동물들을 위해 구조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아무리 불법 번식장이더라도 동물은 개인의 소유물로 분류돼 카라 활동가들은 동물보호 감시원과 함께 동행해 번식업자를 만나 소유권 포기를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지자체 동물복지팀과 번번이 약속을 번번이 어기던 불법 번식업자 A씨는 결국 동물들이 있는 비닐하우스 문을 열었다.

카라 활동가에 따르면 비닐하우스 안에는 분뇨 냄새가 코를 찌르고,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어두운 비닐하우스 안에는 칸칸이 갇힌 십여 마리의 개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불법 번식장 내부는 개들의 털이 뒤엉켜 녹슨 뜬장들이 곳곳에 방치되어 있었고, 개들이 지내는 공간도 바닥에 분뇨가 가득한 채 환기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남양주 일패동의 한 무허가 번식장에 갇힌 개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남양주 일패동의 한 무허가 번식장에 갇힌 개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A씨는 마당에 풀어놓은 개들을 포함 총 15마리 개들의 소유권을 포기했다. 카라와 지자체는 앞으로 해당 번식장이 철거부터 동물을 돈벌이도 이용하지 못하도록 주시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15마리의 개들은 곧바로 카라 더봄센터로 이동했다. 카라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한 결과 15마리 중 5마리가 심장 사상충 양성 판정을 받았고, 슬개골 탈구, 척추 협착, 피부염, 결막염 등 각종 질환에 감염돼 있었다. 털 사이로 진드기들은 바글거리고 치아는 녹아있었다.

무허가 번식장에 하와가 갇혔던 곳. 당시 열악함을 느껴볼 수 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캡쳐
무허가 번식장에 하와가 갇혔던 곳. 당시 열악함을 느껴볼 수 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캡쳐

그중에서도 이날 구조된 장모치와와 '하와'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검사결과 유선종양이 발견됐고, 오른쪽 각막에도 이상이 생겨있는 상태였다. 슬개골에도 이상이 있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앞으로 세네 번의 대수술을 앞둔 하와였지만, 다행히 슬개골 수술과 재활훈련을 통해 고통 없이 뛰게 되었다.

하지만 하와는 불법 번식장에서 얻은 간질이라는 치료가 어려운 질병을 앓고 있다. 이러한 탓에 갑작스레 경련이나 발작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인다. 병원에서 MRI 검사를 받았지만 특별한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고,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기에 평생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억제하는 약을 먹으며 살아야 한다.

그럼에도 하와는 사랑이 많은 개다. 누구 보다 먼저 다가와 인사하고, 작은 손길에도 큰 기쁨을 느끼는 개다. 작은 발로 새로운 곳을 다니며 냄새 맡기를 좋아하고, 다른 동물 친구들과 친화도도 높다. 지금은 약의 도움으로 경련이 일어나는 주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구조된 후 하와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캡쳐
구조된 후 하와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캡쳐

하지만 카라 활동가들은 아름품은 오가는 방문객도 많고 다른 개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 상황으로, 하와가 안정을 취하기에는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와의 경련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가정환경이 절실하다.

간혹 경련 증상을 보이더라도 하와의 일상은 여느 개와 다름없다. 밥이든 간식이든 편식하는 법이 없고, 무서워하던 산책도 이제는 잘 해낸다. 무엇보다 사람의 품과 애정 어린 손길을 가장 좋아한다.

하와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면 누구나 임시보호 신청이 가능하다. 임시보호는 입양과 동일한 과정으로 진행된다. 하와의 임시보호 또는 입양을 원할 경우 동물권카라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하와는 추청나이 7살 3개월의 장모치와와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하와 프로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하와 프로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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