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코노미뉴스, 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1코노미뉴스, 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14개월 만에 상승폭이 3%대로 하락했다. 당초 예상대로 상승폭 둔화가 나타났지만, 지난해 물가가 치솟은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일 뿐이다. 

장기화한 고물가 상황으로 1인 가구의 가계부담은 여전히 높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 상승, 전기·가스요금 인상, 환율 등 물가 상방 요인으로 불확실성마저 존재한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를 고점으로 올 1월까지 5%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후 2~3월 4%대로 둔화하면서 4월 첫 3%대에 진입했다. 

당초 예상대로 대외적 여건 완화와 기저효과로 상반기 중 물가 둔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체감물가로 볼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3.7% 상승했다. 식품은 6.2%, 식품이외는 2.2% 각각 올랐다.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지수는 3.3% 상승했다. 

4월 물가를 지출목적별로 보면 1인 가구의 가계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의 월 생활비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주거비 부담이 커서다.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는 전년 동월 대비 6.1%나 올랐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도 5.0%,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는 5.2% 상승했다. 음식 및 숙박은 7.6%, 기타 상품 및 서비스는 8.6% 올랐다. 의류 및 신발도 6.1% 상승했다. 그나마 오락·문화(3.8%), 교육(2.2%), 보건(1.4%), 통신(0.9%), 주류·담배(0.5%)는 상승폭이 덜했다. 교통비의 경우 6.0%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도시가스는 32.5%나 상승했고 지역난방비도 30.9%, 전기료는 22.5% 올랐다. 전세는 0.9%, 월세도 0.7% 각각 상승했다. 공동주택관리비 역시 5.3% 높아졌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실제로 직장인 1인 가구 진보람(32, 여)씨는 지난 주말, 아르바이트를 했다. 여가용으로 구매했던 전기자전거를 활용한 배달 알바다. 진씨가 '근로자의 날'에도 쉬지 못하고 알바를 한 이유는 가계부담이 너무 커서다. 그는 "대출 이자에, 매달 관리비, 월세 내면 남는 게 없다. 생활비 부담이 너무 커서 퇴근길에는 도보 배달을, 쉬는 날에는 자전거로 배달을 해 충당한다"며 "물가지수는 모르겠고 마트에 가서 장을 한번 봐봐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3%대로 내려왔지만 '안정'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총지수 측면에서 하락폭이 커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근원물가 기준으로는 아직 하락이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라며 "지난해 물가가 많이 올랐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하반기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4월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 1코노미뉴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4월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 = 1코노미뉴스

한편 지난해 물가는 5월부터 5% 상승을 시작해 연중 내내 고물가 상황이 이어졌다. 5%대 상승 러시는 지난 1월에야 끝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최근 국제 유가 역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전기·가스 요금 인상도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요금 현실화는 불가피하다며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물가 오름세도 나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원화가치가 떨어져서다. 환율은 최근 약 5개월 만에 1340원대를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금일은 1342.2원으로 출발했다. 이처럼 강(鋼)달러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38.86으로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2월에도 1.9% 오름세를 보인 바 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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