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패션, 지난해 문 회장 아파트에 96억 근저당…사내이사에 80억 대여도
바바패션그룹이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인식 회장이 지난해 매입한 서울 한남동 아파트에 관심이 쏠린다. 법인 자금을 사적 유용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돼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서울지방국세청은 조사4국 요원을 서울 서초구 바바패션 본사에 투입, 비정기 세부조사를 실시했다.
2020년 '모범납세자'로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받은 바바패션이 모범납세자 선정 훈격에 따른 세무조사 유예 혜택(3년)이 끝나자마자 세무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문인식 회장 일가의 탈세 정황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번 조사에는 문인식 바바패션그룹 회장의 개인사업체인 바바인터내셔날, 비제이티인터내셔날, 비앤비인터내셔날, 바바더닷컴 등 5개 계열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바패션은 문인식 회장이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30%는 비제이티인터내셔날이 갖고 있다. 비제이티인터내셔날은 문 회장과 일가족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100% 가족기업이다. 국세청이 계열사까지 세무조사에 나선 것은 바바패션과 계열사간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아 세금탈루 여지가 많다고 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실제로 전자공시에 2022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바바패션은 지난해 비제이티인터내셔날에 96억원의 자금을 대여해줬다. 바바인터내셔날에는 32억원을, 힙합퍼에는 108억원, 바바더닷컴 15억원, 사내이사에 80억원, 산타노아에 58억원이다.
무려 389억원이 특수관계자간 거래로 움직였다.
이 중 이목을 끄는 부분은 사내이사에게 간 80억원이다. 무려 72억원이 상환되지 않았다. 바바패션은 문인식 회장이 지분의 70%를 지니고 있다.
공교롭게도 문 회장은 지난해 3월 용산구 한남동 아파트를 164억원에 매입했다. 그런데 두 달 뒤인 5월 바바패션이 96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문 회장이 해당 아파트를 담보로 회사로부터 96억원을 빌렸다는 의미다. 바바패션이 지난해 자금대여금으로 사내이사에게 건낸 80억원이 문인식 회장에게 갔다면 '0'원으로 164억원의 한남동 아파트를 산 셈이다.
한편 바바패션은 2020년 반포세무서로부터 모범납세자로 선정됐다. 당시 문인식 회장이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받으면서 3년간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받았다.
한 세무사 관계자는 "세무조사 유예 기간이 끝난 직후 이같은 조사에 돌입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모범납세자인 문 회장이 유예 기간 혜택을 받아 탈세했다면, 국세청을 이용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