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단속에 나선 가운데 바바그룹의 높은 내부거래 실태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 = 바바패션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단속에 나선 가운데 바바그룹의 높은 내부거래 실태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 = 바바패션

중견기업 내부거래에 대한 감시 강화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 이번엔 바바그룹이 물망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바바그룹은 문인식 바바패션 회장 일가가 100% 보유한 계열사를 통해 매출의 상당 부분을 내부거래로 채워왔다.

그룹의 핵심 사업체인 바바패션은 문 회장이 지분 70%를, 나머지 30%는 비제이티인터내셔날이 보유하고 있다. 비제이티인터내셔날도 문 회장과 일가족이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가족 회사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바패션과 계열사들은 수년에 걸쳐 서로 매입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바패션은 지난해 전체 매출 2607억원 중 31.74%에 해당하는 827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벌었다.

비제이티인터내셔날은 올해 3월말 기준 전체 매출 1201억원의 21.15%에 해당하는 254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이 회사는 문 회장(20%)을 비롯해 문장우 바바패션 대표(50%), 문광우 씨(15%), 문아연 씨(15%) 등 세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문 회장(15%)과 정맹자(10%) 부부와 세 자녀(각 25%)가 지분 전량을 소유하고 있는 비앤비인터내셔날은 매출 대부분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나왔다. 바바그룹 산하 물류업체인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 매출 61억원의 88.60%에 해당하는 54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벌었다.

바바더닷컴의 경우는 2021년 전체 매출 133억원의 100% 가까운 액수가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내부거래를 통한 바바패션 오너가의 사익 편취 의혹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바바그룹은 지난 6월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은 전력도 있다.

내부거래 비중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바바패션(33.25%→31.74%), 비제이티인터내셔날(21.27%→21.15%), 비앤비인터내셔날(89.52%→88.60%), 바바더닷컴(99.00%→98.33%) 등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에서 오너 일가 지분이 일정비율(상장사 30%, 비상장사 20%)을 넘는 계열사와 거래하면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한다.

현재 바바그룹은 규제 대상에서는 빠지지만, 오너 지분율이 높아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바바패션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24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배당금으로 총 40억원을 지급했다. 이중 70% 지분을 보유한 문 회장에게 28억원이 돌아갔다. 바바패션 지분 30%를 보유한 비제이티인터내셔날로부터 벌어들이는 몫까지 더하면 문 회장의 배당수익은 훨씬 커진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수차례 규제 사각지대 기업에 대한 감시 강화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정부의 감시망을 벗어난 곳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오너일가의 사익편취, 일감몰아주기 등 내부거래를 근절하기 위함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을 위해 오너 일가의 부당내부거래를 엄중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바 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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