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는 한 달 평균 38만3803원을 식사비(외식)로 썼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0.5% 늘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는 한 달 평균 38만3803원을 식사비(외식)로 썼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0.5% 늘었다. 

밥의 진심인 한국인들에게 가장 흔한 인사말 중에는 "밥 먹었어?","조만간 밥 한번 먹자","밥은 잘 먹고 다니냐" 등이 있다. 그만큼 한국인 하면 밥심으로 통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집밥을 고집하던 '한국인의 밥상'도 외식문화로 달라졌다. 올해 처음으로 가계의 외식 지출이 집밥 관련 지출을 넘어섰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는 한 달 평균 38만3803원을 식사비(외식)로 썼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0.5% 늘면서 역대 최고액을 찍었다.

반대로 올 1분기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지출은 1년 전보다 2.9% 줄어든 월 37만6800만원이었다. 가계 지출 통계에서 식료품·비주류 음료는 곡물·고기·과일·채소와 각종 가공품을 포함한다. 집에서 밥이나 간식을 챙겨 먹을 때 필요한 지출을 주로 뜻한다.

집밥 관련 지출이 외식 지출을 밑돈 것은 2019년 관련 통계를 개편한 이후 처음(1분기 기준)이다. 통계 산정 방식이 일부 달랐던 2018년 이전에도 없었던 일이다. 코로나19 때 주춤했던 외식비 지출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폭발적으로 늘었고, 집밥 지출까지 추월한 셈이다. 

올 1분기 가계의 전체 소비지출이 전년 대비 11.5% 늘어난 가운데 식료품·비주류 음료 지출만 거꾸로 줄었다. 통계청이 소비지출 통계를 낼 때 조사하는 12개 항목 가운데 식료품 항목만 유일하게 감소했을 정도다. 그만큼 집밥 선호 현상이 예전보다 덜하단 의미다.

실제로 경기도 일산에 사는 강주영(44) 씨는 꼭 '집밥'을 고집하지 않는다. 끼니를 외식으로 해결하는 일이 예전보다 늘었다. 강 씨는 "재료 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아주 비싼 메뉴가 아닌 이상 집에서 요리해서 먹는 것보다 동네 음식점에서 간단히 외식하는 게 비용면에서 더 쌀 때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며 혼자 사는 오다혜(26)씨도 저녁을 편의점 음식으로 간단하게 때울 때가 많다. 그는 "마트는 대부분 최소 2인 기준으로 판다. 재료 양이 많아 빨리 해 먹지 않으면 모두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오히려 외식하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 맛도 보장되고 설거지나 이외 집안 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에 한 끼 때우고 들어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가족 구성이 1인 가구와 맞벌이 중심으로 바뀌면서 외식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2021년 기준 33.4%로, 전체 가구 형태를 통틀어 가장 비중이 높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앞으로 1인 가구 비율이 더 늘어나면 이런 경향도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며 "지출 압박이 있더라도 1인 가구 입장에선 밖에서 사 먹는 게 더 경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식문화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혼자 사는 1인 가구일수록 단조로운 식사 습관이 영양불균형을 불러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명 신한대학교 교수는 "1인 가구의 불규칙한 식습관이 삶의 질을 망친다"라며 "1인 가구는 혼자 식사하는 경우나 혹은 불규칙적인 식습관과 끼니를 때우려는 경향이 있다. 영양소가 결핍된 식단을 오해 유지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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