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평균 임금 최저 수준…업무 만족도↓
요양시설 간호사, 낮은 임금·업무 부담 등 시설 기피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장기요양시설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돌봄 인력의 근무환경은 여전히 열악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만 65세 이상 인구는 950만명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22만명 증가한 수치다.

고령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2022 노인복지시설현황'을 보면 노인의료복지시설 수는 2017년 5242곳에서 2021년 5821곳으로 11% 증가했다. 동시에 입소정원도 2017년 17만926명에서 2021년 21만4683명으로 4만3757명(26%) 증가했다.

이처럼 고령화에 따른 노인의료복지 시설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돌봄 종사자의 근로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30일 한국노인복지중앙회가 발표한 '노인요양시설 종사자 보수 및 처우개선에 관한 연구' 자료를 보면 응답자 중 요양보호사는 대부분 여성 중장년층으로 높은 업무 강도, 낮은 임금에 따른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81.7%가 여성이었으며, 연령대는 50~60세 미만이 45.9%, 60대 이상이 27.1%로 노인돌봄 종사자의 대부분이 중장년층 여성 인력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양보호사의 월평균 보수액은 최저임금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장의 월평균 보수액은 464만원인 반면, 요양보호사는 239만원으로 확인됐다. 또한 요양보호사는 기본급이 203만원에 그쳤지만, 시설장은 기본급이 401만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임금 수준은 업무 만족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전반적으로 시설장과 중간관리자의 업무 만족도에서 요양보호사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요양보호사는 승진 기회와 임금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노인요양서비스의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의 규모 또한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제공에 있어 질적 성장은 여전히 많은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비롯한 사회서비스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서비스의 질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 인력의 질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노동장기요양 진문인력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의 일자리 질은 양적 팽창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다양한 문제들을 드러내고 있다. 다른 직접군과 비교해 볼 때 낮은 임금 체계나 열악한 근무 환경, 160시간 미만 근무자 노동자성 미인정으로 인한 열악한 인력지원체계 등의 문제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장기요양시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간호인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간호협회는 낮은 임금과 업무 부담 등으로 간호사들이 장기요양시설을 기피하면서 간호 돌봄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장기요양시설 간호 돌봄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간호법 제정 등 제도적 장치마련과 정부나 지자체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지난 21일 대한간호협회가 보건복지부의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기준 간호사 종사자 대비 '장기요양인정자 비율'(반년 이상 혼자 일상생활하기 어려운 사람 중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통해 인정된 사람)은 261.12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 도입 직후(79.35)보다 3.29배 뛰었다.

이는 장기요양시설에서 간호인력 공급 부족으로 간호사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사회복지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 전체 취업자 59만8771명 중 간호사는 0.63%(3776명)에 불과하다. 2018년(3569명)과 비교해도 207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로인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100명당 장기요양기관 근무 간호사 수는 2020년 기준 0.04명으로 OECD 국가 평균 1.6명을 100명으로 볼 때 2.5% 수준에 불과하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 봤을 때 스위스(5.1명), 노르웨이(3.8명), 미국(1.2명), 일본(1.1명)과는 각각 127.5배, 95배, 30배,  27.5배 차이가 났다.

요양시설 간호사가 아예 없는 지자체도 1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자체는 ▲경기 연천 ▲강원 철원, 양구 ▲충북 보은, 단양 ▲전북 무주, 장수 ▲경북 군위 ▲경남 고성, 남해 등이다.

요양시설 간호인력 부족 문제의 원인으로는 많은 업무량과 스트레스, 교육 부재, 임금 문제 등을 꼽았다.

먼저 과도한 업무량이 요양시설을 기피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요양시설 간호사는 현장에서 24시간 케어가 이뤄지고 평가로 인한 기록업무 양이 많아 어르신 직접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부담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문제로 꼽힌다. 병원에서 일할 경우 지시에 따르는 액팅 중심의 업무를 수행하면 되지만, 요양시설의 경우 액팅뿐 아니라 책임간호사 역할을 요구받고, 때로는 관리자 일까지 도맡아야 한다.

임금 문제도 기피 요소 중 하나다. 요양시설 간호사 평균 임금(2020년)은 3282만7148원에 불과했다. 이는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 평균 임금(4675만5211원)의 70.2% 수준이다. 노인전문간호사의 경우 49%로 의료기관 전문간호사 평균 급여(6692만3820원)의 절반도 안 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요양시설 종사자들의 근무 형태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정호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요양시설 종사자를 위한 인적자원, 전문적인 교육시스템이 미비할 뿐만 아니라, 돌봄 체계에서 겪는 심리적 안정을 위한 지원도 부족하다"면서 "이들을 위한 급여 체계, 근무 형태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지 않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 명확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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