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1인 가구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 어떤 단어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1인 가구를 설명하는데 가장 효과적일 수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1인 가구'가 사회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1인 가구의 삶이 향후 우리나라 보통가구의 보편적인 모습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편적인 삶의 형태'를 더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단의 객관적 시각이 요구되며 그러한 시각으로 정의된 키워드라야 변화되는 양태를 담아내거나 표현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보통의 1인 가구가 만드는 '보편적 삶' 자체가 작금의 사회적 트렌드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1인 라이프'를 '1인 가구 전지적 시점'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혼자, #싱글라이프, #나혼삶, #1인분생활자, #혼자카페, #혼술, #홈술, #혼자먹방, #1코노미, #1세권(1인가구 세력권), #호모노마드(homo nomad, 주거이동이 용이한 1~2인가구의 주거이동 현상을 일컬음)등의 단어들은 모두 현재의 1인 가구를 지칭하거나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특이한 것은 '1인 가구'또는 '혼자'임을 의미하는 개별 단어 앞에 해시태그(#)’를 붙여 인스타그램 등의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올리면서 의미나 행위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혼자'라거나 또는 '1인(가구)'라는 일종의 '꼬리표(tag)'자체가 트렌드를 반영하거나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인식 또한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나혼삶'으로서의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관련 TV 또는 종편(종합편성) 채널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확실히 드러난다. 왜냐하면 예능에서 프로그램이나 소재로 다루는 것 자체가 사회적 관심의 '투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집값이 오르고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폭되자 집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구해줘홈즈(mbc), 바꿔줘홈즈(mbc), ebs 건축탐구 집, 나의 판타집(sbs), 신박한 정리(tvN) 등)들이 만들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종편에서 방송되었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먹는 '한 끼'와 관련해 '식샤를 합시다(tvN)', 혼자 사는 남, 녀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는 과정을 담았던 '연애의 맛(TV CHOSUN)'등이 있다. 관련 예능으로서의 대표격은 역시 공중파를 통해 현재까지 방송되고 있는 '나 혼자 산다(mbc)'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혼자 산다는 것은 먹는 것이 해결되지 않고는 쉽지 않다. 매일 외식을 한다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먹고 싶은 것을 만들어 먹고 싶은 욕구 또한 강하다. 이러한 욕구를 반영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백종원이 출연했던 '마리텔(mbc)'을 꼽을 수 있다. 어쩌면 지금의 백종원이 있을 수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백종원은 유튜브 백종원 쿠킹로드를 통해 꾸준히 레시피(recipe)를 공개하고 있기도 하다. 혼자 사는 남자 가수 성시경은 본인의 유튜브 성시경 SUNG SI KYUNG을 통해 먹어온 맛집을 소개하는 성시경의 먹을 텐데 뿐만 아니라 성시경 레시피 코너를 통해 혼자 해먹는 음식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유튜브 자취요리신, 1분요리 뚝딱이형이나 닥신 등 역시 1인 가구 또는 혼자 먹는 간단한 식사와 관련된 '레시피'나 '맛집을 각각 소개하고 있고 반응이 좋다. 유튜버 '자취남'은 그야말로 1인 거주와 관련된 자취남 컨셉으로 유명 유튜버가 되기도 했다.

더욱이 한글 자체의 영문 표기로 소개되는 'MUKBANG(먹방)'방송은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K-가요', 'K-푸드' 등과 함께 'K-콘텐츠'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 전파되면서 혼자서 식사하면서도 보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2023년 6월 현재 먹방 방송 유튜버 상위 5위는 '쏘영 Ssoyoung(구독자 986만명)', 4위 'GONGSAM TABLE 이공삼(구독자 1020만명)', 3위 'TwinRoozi 쌍둥이 루지(구독자 1050만명)' 2위 '[햄지]Hamzy(구독자 1130만명)', 1위 'Hongyu ASMR 홍유(구독자 1500만명)'등이다. 이들 역시 처음에는 대부분 '1인 방송'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혼먹(혼자 먹는 방송)'을 알린 '1인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다. 먹방 유튜브를 만드는 사람(크리에이터)나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 '혼자'인 '1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인(혼자)가구 입장에서 '1인 전지적 시점'으로 보는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삶'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체로 부정적이지 않다. '삶의 방식(a way of life)'으로서의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여건은 나름 호의적이다.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모든 가구형태가 그렇지만 1인 가구의 삶 자체 역시 '의식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衣)로서 '입는 옷'도 전혀 문제가 없다. 어차피 옷은 개인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해 사서 입으면 되는 것이기에 그렇다. 입는 '옷'이 아니라 입던 옷을 빨아야 하는 세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거주 공간에 세탁기가 없더라도 최근 트렌드인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에 따라 빨래방에서부터 드라이클리닝까지 할 수 있는 '무인세탁함'을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거주공간이 작은 1인이라면 가족용 큰 세탁기가 아닌 1인가구용 소형 세탁기 등 가전제품 역시 이미 출시되어 있어 선택의 폭 역시 넓다.

식(食) 도 문제가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내가 직접 해먹는 1인 '집밥'식사를 위한 다양한 레시피를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유튜버들이 만든 엄청나게 맛 나는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가 온라인상에 존재한다. 본인 성향이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보면 된다. 더불어 최근에는 물가 상승 등으로 점심 식사가격이 오르자 1인 가구나 직장인을 타깃(target)으로 한 점심 구독 서비스와 식단관리 정기배송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간단하게 내가 만들 듯 기분 내면서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는 1인 가구의 식사 부담을 덜어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기획해 내놓는 가정 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이나 레스토랑 간편식(RMR, Restauant Meal Replcement) 등은 1인가구를 위한 ‘맞춤형’ 상품이라고 해야 할 정도다. 최근 소위 ‘어남선생(류수영) 레시피’라 불리며 높은 시청률(4.3%)로 방영되고 있는 '편스토랑' 역시 1인 가구의 먹거리를 위한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주(住)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의식주 가운데 잠자리,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집이 가장 중요할 수 있다. 1인 가구의 '1인 주거'를 위해 주거비 지불능력에 맞춰 충분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형태의 주거 상품들이 있다. 규모가 작은 기존 구축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 등과 주거공간과 조리, 세탁, 휴게 공간 등의 공동공간으로 구성된 공유주택, 사회임대형 공동체주택, 코리빙하우스 형태로 향후 상품화 가능성이 높은 임대형 기숙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민선 8기 지자체 단체장 공약 등으로 공급되는 지자체별 공공임대주택과 윤석열 정부의 '뉴홈'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공공주택도 있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2030세대 즉, MZ세대의 경제적인 지불능력에 맞춘 주거 상품이냐 여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케바케)라고 할 수 있다. 

1인 주거 상품과는 다른 차원이기는 하지만 지자체에서 1인가구를 위해 주택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서울시의 경우 1인 가구 주택관리서비스를 위해 주거복지지원센터를 운영 중에 있다. 지원대상은 2023년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120%(2,493,470원) 이하 1인 임차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지원내용은 주택관리 코디네이터의 신속생활불편처리(도어락·전등 수리, 욕실미끄럼방지 설치 등 긴급불편처리), 홈케어 서비스(지역 집수리업체 활용한 1인가구 맞춤형 소규모 집수리), 클린케어 서비스(취약계층(독거노인·장애인·저장강박 등) 정리수납 등 공간 활용 컨설팅 및 주거환경 개선 지원)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1인 가구 관련 스타트업으로서 여러 형태의 플랫폼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1인 가구가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생활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향후 관련업체가 보다 다양하게 생긴다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용이나 사용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간과할 수는 없겠지만 각자 필요한 서비스를 결정하기 나름이고 생각하기 나름일 듯싶다. 오히려 문제가 될 것이 있다면 혼자 생활하면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개인차로서의 어려움일 것이다. 바야흐로 '1인 가구'를 넘어 '1인 시대'가 이미 열렸다. 각자의 삶으로서 '혼삶'에 대한 '전지적 1인 시점'은 결국 '전지적 1인칭 시점'에서 각자 느끼는 만족도에 달렸다고 불 수 있다. 당사자로서 1인인 '내'가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다. 아무도 태클 걸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인생을 살아낸다는 것은 결국 '각자'로서의 '1인'인 '나'의 몫인 까닭이고 이유에서다. [1코노미뉴스=서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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