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피라운지 '애견 오마카세'

사진=기자의 반려견 꼬미./사진=안지호 기자
사진=반려견 꼬미./사진=안지호 기자

최근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크게 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 역시 확대되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영양제, 고급 사료, 호텔, 여행 패키지는 물론 오마카세 식당까지 나왔다. 

사람도 체험하기 힘든 고급 식당을 반려동물에게 제공한다니,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지난 16일 애견 오마카세 '퍼피라운지'를 찾았다. 물론 기자가 직접 체험할 수는 없으니 반려견 꼬미와 동행해 현장을 취재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퍼피라운지. 지난 6월 21일 오픈을 시작으로 애견 오마카세를 선보여 주목 받고있다./사진=안지호 기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퍼피라운지. 지난 6월 21일 오픈을 시작으로 애견 오마카세를 선보여 주목 받고있다./사진=안지호 기자

퍼피라운지는 지난 6월 2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1호점을 열었다. 반려견을 위한 럭셔리 복합공간이라는 컨셉으로 애견 오마카세, 반려동물 카페, 이색적인 의상 무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반려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애견 오마카세는 오로지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예약 전 반려견의 이름과 품종, 나이, 알레르기 등을 기입한다. 가격은 소형견(7kg 미만) 5만8000원, 중형견(15kg 미만) 6만8000원, 대형견(15kg 이상)은 7만8000원이다. 다만 국내 동물보호법상 지정된 맹견(도사, 핏불테리어, 로트와일러, 아메리카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테퍼드셔 불테리어)은 예약이 불가능하다.

이곳은 총 2층으로 1층은 보통 반려동물 카페와 동일하게 꾸며졌다. 애견 오마카세 서비스를 진행하는 2층으로 올라가자 투명 유리로 인테리어 된 개인실 세 곳이 있다. 아울러 한쪽 공간에는 100만원을 상회하는 명품 구찌 상품의 반려견 옷이 장식되어 있다.

퍼피라운지 관계자는 기자에게 음식이 준비되기 전 반려견에게 체형에 맞는 구찌 코트를 제공하며 추억을 남길 것을 권했다. 구찌 코트는 애견 오마카세를 예약하면 무료로 대여가 가능하다.

퍼피라운지 2층에 마련 장식된 강아지 명품 자켓. 꼬미가 대여 받은 명품자켓을 입고 자동차 모형에 앉아 있는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퍼피라운지 2층 로비에 장식된 강아지 명품 자켓. 꼬미가 대여 받은 명품자켓을 입고 자동차 모형에 앉아 있는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반려견과 추억을 쌓기 위해 사진을 찍던 중 준비된 개인실로 안내받았다. 내부에는 반려견이 앉을 수 있는 보료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테이블에는 제공되는 오마카세 음식과 담당 셰프의 이름이 적힌 쪽지가 있다. 반려견을 위한 공간인 만큼 성인 기준 3명이 앉으면 꽉 찰 정도로 다소 협소하다. 이용 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음식은 총 7가지로 ▲선라이즈 대구르르 ▲신비한 비밀화원 ▲봄소풍 ▲텃밭위의 편백찜 ▲청정육 열정구이 ▲홍두깨 영양솥밥 ▲주토피아로 구성되어 있다.

애견 오마카세를 제공하는 개인실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애견 오마카세를 제공하는 개인실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이날 꼬미 담당으로 나선 윤지우 셰프는 애견 오마카세에 대한 설명과 반려견 알레르기 확인, 반려인을 위한 식사, 카페 메뉴 소개를 이어갔다. 반려인을 위한 식사메뉴도 총 13가지로 다양하며 이외에도 카페음료, 주류 등이 마련되어 있다.

윤 셰프는 애견 오마카세 음식과 관련하여 "이곳 셰프들은 모두 반려인임과 동시에 반려동물 관련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다. 음식은 반려동물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구성했다"면서 "꼬미 같은 소형견의 경우 급여량이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보고 남은 음식은 포장해 드리고 있다"라고 안내했다.

실제로 기자의 반려견 꼬미의 경우 치아가 좋지 못해 입이 짧고 까다로운 편이다. 또한 낯선 공간에 경계가 심해 떨기 시작했다.

꼬미 담당 윤지우 셰프가 첫 번째 음식 '선라이즈 대구르르'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안지호 기자
꼬미 담당 윤지우 셰프가 첫 번째 음식 '선라이즈 대구르르'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안지호 기자

윤 셰프는 동의를 구한 후 첫 번째 음식 '선라이즈 대구르르'를 제공했다. 윤 셰프는 "선라이즈 대구르르는 대구와 닭가슴살을 이용해서 스프를 볼로 만들었다. 꼬미에게 닭 알레르기가 있어 소고기로 대체했다"면서 "그 위에 저염 치즈가 올라가 있고, 단호박 스프를 부었다"라고 말했다.

안내를 받아 전용 식기를 이용해 음식을 으깨줬지만, 꼬미는 음식을 먹지 않았다.

이에 윤 셰프는 "강아지들이 낯선 환경으로 인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적응을 위해서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급여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음식을 손 위에 얹어주는 것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윤 셰프의 설명대로 차츰 공간에 적응을 하기 시작한 꼬미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냄새조차 맡지 않던 상태에서 주둥이에 묻혀가며 먹을 정도다. 상황을 살피던 윤 셰프는 다행이라며 다음 음식은 여유를 가지고 제공하겠다라고 친절히 설명했다.

두 번째 음식 '신비한 비밀화원'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두 번째 음식 '신비한 비밀화원'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두 번째 음식은 '신비한 비밀화원'이다. 윤 셰프는 "익힌 메추리알 위에 연어무스가 올라가져 있다. 하단에는 소고기 타르타르가 준비되어 있고, 강아지들이 먹을 수 있는 식용 꽃으로 데코가 되어 있다. 다만 식용 꽃의 경우 강아지들이 먹지 않기 때문에 급여 시에는 빼고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음식 '봄 소풍'의 경우 아기자기한 도시락통 안에 각종 야채와 연어 등이 들어 있다. 윤 셰프는 "봄 소풍의 경우 익힌 연어와 사과, 당근, 파프리카, 오이가 들어가 있고 고구마무스로 채웠다. 이를 계란으로 감싸서 후토마키(초밥의 일종) 했다"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봄 소풍, 텃밭위의 편백찜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왼쪽부터) 봄 소풍, 텃밭위의 편백찜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네 번째 음식 '텃밭위의 편백찜'은 신선한 채소를 바탕으로 한 바구니 가득 나와 눈길을 끌었다. 채소 위에 얹어져 나온 편백찜은 소고기살과 파프리카, 애호박을 이용해 편백찜을 했다. 겉에는 코코넛 가루와 파슬리가 뿌려져 있다.

이어 오늘의 메인 음식인 '청정육 열정구이'가 제공된다. 이는 캥거루 고기 2점과 소고기 2점으로, 자리에서 직접 구워준다. 고기를 구움과 동시에 부채질을 시작하는데, 이는 고기를 식힘과 동시에 고기의 향이 반려견의 입맛을 돋우기 위한 방법이라고 윤 셰프는 설명했다.

윤지우 셰프가 '청정육 열정구이'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안지호 기자
윤지우 셰프가 '청정육 열정구이'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안지호 기자

특별히 캥거루 고기로 준비한 이유에 대해 묻자, 윤 셰프는 "캥거루 고기는 지방이 적고, 강아지들에게 알러지 반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선정하게 됐다"면서 "고기는 이미 익혀져 나왔지만, 한 번 더 데우기 위해서 직접 자리에서 구워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청정육 열정구이까지 꼬미의 급여량이 너무 많다고 판단해 소량만 급여하고 포장을 요청했다. 이에 윤 셰프는 나머지 음식의 설명을 진행한 후 포장해 주겠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홍두깨 영양솥밥, 주토피아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왼쪽부터)홍두깨 영양솥밥, 주토피아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홍두깨 영양솥밥은 소고기 홍두깨살을 이용해 화식으로 만듦과 동시에 애호박, 단호박이 들어있는 솥밥이다. 마지막으로 주토피아의 경우 무가당 락토프리 요거트를 청치자가루로 색깔내어 준비됐고, 우유푸딩으로 마무리된다.

윤 셰프는 "반려견이 음식 시식을 모두 마치면 고객들에게 불편했던 점 등 의견을 듣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기존 같은 음식을 제공하게 된다면 기존 방문했던 반려견이 똑같은 음식을 시식할 수 있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재 메뉴 구성도 조금씩 바꿔가며 선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청정육 열정구이를 먹고 있는 꼬미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청정육 열정구이를 먹고 있는 꼬미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한편, 퍼피라운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일부는 "개가 사람보다 더 잘 먹는다", "저건 너무 오버 아닌가"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이날 푸들 견과 식당을 방문한 A씨는 "근처를 지나가다 우연히 이곳을 발견하고 예약하게 됐다"면서 "반려견과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추억을 쌓기 위해 충분히 재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방문 고객 B씨 역시 "평소 반려견에게 힘을 얻을 때가 많다. 그만큼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면서 "부담이 될 수 있는 가격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반려견의 생일이나 특별한 날 한 번씩 이벤트 형식으로 방문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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