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렬 영산대학교  교수도시계획학박사/주택도시연구소장
서정렬 영산대학교  교수도시계획학박사/주택도시연구소장

1인 가구가 사회적으로 증가하면서 관련 비즈니스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서비스로서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런 사회적 수요에 따라 공급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관련 비즈니스 역시 1인 가구의 의식주와 관련된 스타트업 플랫폼 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1인 가구 관련 비즈니스 기업들의 업역과 관련된 중요한 인사이트(insight)는 1인 가구 등 소인가구 맞춤형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다인가구 역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1인 가구 관련 스타트업들은 1인가구 만을 위한 맞춤형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도 하다. 

1인 가구에게 필요한 비즈니스란 1인가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 '필요(needs)'에 맞춰 만들어진 사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가구(households)가 그렇듯 1인 가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면 의식주와 관련된 것들이다. 이와 관련된 스타트업 회사들의 사업 내용을 통해 1인 가구가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들 업체들의 공통점은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이라는 사실이다. 편리하게 이용하면서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니 기성세대나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의외일 수 있다. 비용대비 가격으로서의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쉽게 선택할 수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1인 가구들이 이런 편리미엄 트렌드 때문에 특정 스타트업 회사들을 찾거나 선호한다. 바로 '가심비'다. 가격대비 심리적 만족을 선택하는 것이다. 살림 자체가 크지 않고 거주하고 있는 다른 가족이 없어 대신 무엇인가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라도 예측할 수 있거나 확인 가능한 즉각적인 서비스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까닭에 그러한 니즈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그런 업체가 선호될 수밖에 없다.

의(依)와 관련된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세탁'이나 '빨래'와 관련된 업체들이다. 1인 가구에게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빨래다. 밥이야 밖에 나가서 '맛집'에서 외식하면 한 두끼 해결은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빨래를 미룰 수는 없다. 빨래는 어디에다가 쌓아두었다가 해결하기 어렵다. 수시로 입어야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이면서 집에 세탁기와 건조기 등 세탁관련 제품을 구비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서 찾는 곳이 바로 '셀프 빨래방'이다. 주거지 근처에서 주변에 자주 보이는 셀프 빨래방은 바로 1인 가구의 증가와 이들의 필요에 의해 최근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모 연예인들이 혼자 살면서(나혼자한다, mbc) 빨래방을 찾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여러 번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빨래방은 단순히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빨래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무인세탁함 서비스를 도입하는 매장도 생겨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무인 세탁함의 경우 24시간 운영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일반 빨래만이 아니라 드라이클리닝 등의 세탁물을 맡기고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과 시간 중 이용이 어려운 1인 가구에게는 안성맞춤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내가 찾아가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빨래 대행 서비스 업체도 있다.  세탁 역시 빨래방으로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으로 와서 빨래를 가지려 왔다가 세탁 후 다시 가져 다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기업도 등장했다. 

식(食)과 관련된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밀 키트(meal kit)나 간편식과 관련된 업체 또는 상품이다. 금강산과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일하기 위해 먹는 것이 식사이지만 요즘 MZ세대는 '먹기 위해 일 한다'고 할 만큼 먹는 것에 진심이 경우가 많다. 베이비부머 등 부모세대와는 많이 달라진 트렌드고 지향이다. 요즘 젊은 세대 또는 직장인들에게 익숙한 단어가 있다. 바로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다. 점심 밥값 지출이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3고'상황 때문에 만만치 않다. 먹기는 먹어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저렴하면서 실속 있는 식사를 하고 싶은 것이다. 먹는 것은 '가성비'를 따진다.

이런 니즈를 반영한 것이 '점심 구독 서비스'다. 월간구독처럼 점심을 정기적으로 사먹는 것이 아니라 배달되는 점심 식사를 나름 저렴한 가격에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다. 대개 식사 구독 업체의 경우 점심 메뉴로 2~3개 메뉴를 제공한다. 지역적으로는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중심으로 서비스가 되었는데 최근 경기도 일원까지 확대해가고 있다. 물론 점심이 아닌 새벽배송 되기 때문에 아침 식사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식사 구독이 싫다면 집에서 내가 간단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서비스 업체를 이용할 수 있다. 장 볼 필요 없이 누구라도 쉽게 요리할 수 있게 만든 밀키트를 배달 받아 내가 먹을 식사를 내가 만들어 먹는 것처럼 '나도 요리사'를 자처할 수 있다. '맛집'들의 레시피 그대로 만든 '밀키트 서비스'는 요리를 직접 DIY로 해먹는 즐거움을 느끼고자 하는 2030세대 1인 가구들에게 선호되고 있다.

주(住)와 관련된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청소 등 특정 장소의 문제점이나 환경을 개선하는 업체들이다. 빨래대행업체처럼 거주하고 있는 주택 내부 공간을 청소해주는 청소 대행 스타트업 업체도 늘고 있다. 청소 대행업체의 경우 방, 화장실, 거실 등 원하는 영역을 예약하면 청소매니저가 파견 나와 청소를 대행한다.

1인 가구에게는 거주할 곳을 옮기는 '이사'도 문제다. 짐이 많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적은데 정규 이사업체를 쓰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 등장한 것이 '반포장이사'다. 이사는 이사지만 짐 전체를 포장해서 옮기고 포장을 풀어 있던 곳에 놓아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포장이사는 하되 옮긴 곳에서는 주인이 알아서 짐을 풀면서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일단 비용이 저렴하고 옮긴 곳의 공간에 맞춰 자기가 직접 짐을 풀 수 있으니 공간 배치 측면에서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침대나 특정 가구 등의 위치는 미리 말해 놓으면 알아서 세팅을 해준다. '반포장이사'나 '원룸이사'또는 '1인 가구 이사'등으로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 가능하며 그런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업체가 이미 다수 있다.

더불어 1인 가구가 거주하게 되는 거주 공간이 대체로 작은 만큼 갖고 있는 짐을 임시 맡기거나 이사 시점이 맞지 않을 경우 갖고 있는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업체도 있다. '셀프 스토리지(self storage)'라고 불리는 개인 창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그렇다. 서울 지하철역 안에도 셀프스토리지 형태의 개인 창고가 이미 생겼다. 서울지하철공사가 운영하는 '또타스토리지' 등이 관련 서비스다. 인구밀집지역 중심으로 '공유창고'등을 사업 아이템으로 운영하는 '다락', '도심창고 곳간'등의 관련 업체가 이미 있거나 최근 늘고 있다.  

의식주만이 아니다. 가구나 꽃 등도 정기 구독이 가능하다. 가구, 가전, 소품 ,조명 등을 3개월마다 자유롭게 교체 또는 연장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달달구독'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유명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의자와 조명을 큰 돈 들여 사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다. 꽃 정기구독도 가능하다. 이제는 많은 소비자들도 알고 이용하고 있는 새벽배송 업체나 번개배송 업체 등도 꽃(정기구독)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는 별도로 '벌레 등 해충을 잡아 주는 서비스'도 2030 직장인들은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1인 가구와 관련된 새로운 스타트업이나 플랫폼 등이 생겨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은 2021년 현재 전체 가구의 33.4%에 달한다. 1인 가구수로는 716만 5,788가구(2021) 가구수로는 1955~1963년생들을 일컫는 베이비붐세대인 '베이비부머(baby boomer)'들의 인구규모 역시 720만명 인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현재의 2030 MZ세대의 부모세대가 바로 이들 베이비부머들이기도 하다. 자녀 세대인 이들 MZ세대들의 상당수가 학업 또는 취업 등으로 1인 가구라는 점에서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베이비부머의 일부가 이미 1인 가구이거나 각자의 상황이나 사정에 따라 '1인 가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현재의 1인 가구 비즈니스로서의 스타트업 플랫폼 기업들의 마케팅 대상이 베이비부머 대상으로 다변화되거나 기존 업체들과는 별도로 1인 베이비부터 등 고령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스타트업들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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