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뚜기 핵으로 꼽히던 베트남 법인 실적이 최근 하락했다. 이에 해외 사업 확대 특명을 짊어진 황성만 대표이사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오뚜기 베트남  박닌공장 전경./ 사진 = 오뚜기
글로벌 오뚜기 핵으로 꼽히던 베트남 법인 실적이 최근 하락했다. 이에 해외 사업 확대 특명을 짊어진 황성만 대표이사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오뚜기 베트남  박닌공장 전경./ 사진 = 오뚜기

황성만 대표가 책임지고 이끄는 오뚜기 해외사업이 최근 어두운 분위기다. 가장 기대가 크던 베트남 사업이 특히 부진했다. 베트남 법인이 글로벌 오뚜기의 거점인 만큼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하루빨리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사업 확대는 함영준 회장의 숙원이나 마찬가지다. 오뚜기는 내수 매출 의존도가 90%를 상회해 해외 경쟁력이 약점으로 꼽힌다.

오뚜기 해외사업은 2021년 구원투수로 투입된 황성만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직접 이끌고 있다. 황 대표는 올해 경영 전략으로 "글로벌 역량 강화와 해외 시장 수요 예측"을 강조한 바 있다.

그중 베트남 법인은 오뚜기 해외법인(미국·뉴질랜드·베트남·중국) 중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뚜기는 베트남에서 라면, 소스 등의 사업을 한다.

실제로 베트남 법인 '오뚜기 베트남(OTTOGI VIETNAM)'은 지난해 매출(646억원)이 전년(452억원) 대비 43.05% 성장하면서 기대감을 올렸다. K푸드 열풍과 함께 올해는 매출이 더 성장할 전망이었다.

그런데 올해 베트남 법인 실적은 돌연 고꾸라졌다. 전체 해외사업 실적도 역성장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뚜기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2022년 상반기 389억원에서 올 상반기 331억원으로 14.80%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 규모는 138억원에서 159억원으로 15.82%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7억원에서 8억원으로 13.75% 늘었다.

베트남은 오뚜기 현지 공장과 판매법인이 동시에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아세안 시장 확장에 핵심 역할을 하던 베트남 사업이 부진하면서 해외사업 확대 특명을 짊어진 황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올 상반기 오뚜기 해외 매출액은 1617억원으로 전년 동기(1725억원) 대비 6.26%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 2020년 9.3% ▲ 2021년 9.9% ▲ 2022년 10.3%로 두 자리 대 진입에 성공하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올해 9.5%로 고꾸라졌다.

오뚜기 한숨이 깊어지는 동안 농심·삼양식품 등 경쟁사들의 상반기 성장은 해외 매출이 견인했다.

베트남 사업 매출이 하락한 이유에 대해 오뚜기는 일시적으로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밝혔다. 환율 영향도 있고 지난해 매출이 많이 늘었던 탓이라는 설명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 베트남은 해외법인과 제조공장을 구축한 첫 사례로 케찹, 마요네즈, 라면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오뚜기는 베트남의 풍부한 열대과일을 이용한 원료 생산을 계획하고, 베트남 내수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오뚜기'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또한 대형 유통채널 및 로컬마켓 판매 확대 및 현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늘어난 부채에 대해서는 "설비투자나 제반비용이 작용한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신제품과 마케팅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 규모가 비슷한 농심(0.8%)과 비교해서 오뚜기의 연구개발 비중은 0.63%(올 상반기 기준)로 낮은 편이다. 광고선전비도 246억원으로 농심(835억원) 대비 적다.

최근 베트남이 K라면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경쟁사들이 앞다퉈 베트남 사업에 집중하는 것도 부담이다.

팔도의 경우 베트남 남부인 호찌민 인근에 제2공장을 설립해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낸다. 상업 생산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의 경우 베트남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푸드 페스티벌에서 대표상품 불닭볶음면을 홍보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