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청년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이 우리나라의 현재이자 미래 모습이다. 현재의 청년들이 만들거나 만들기 원하는 세상이 우리나라의 현재이자 미래다. 거스를 수 없다. 왜냐하면 지금의 청년들이 앞으로 청장년, 중장년, 고령자가 될 것이고 그들이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만들어가는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만들어갈 '청년'들의 의식변화와 관련된 결과지만 이들의 삼촌뻘 될 '10년 전 청년'들의 의식구조와 비교해보면 '10년 전과 현재 그리고 앞으로 10년 후'의 변화될 모습까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통계청은 최근 저출산·고령사회 인구구조 대응을 위한 기획보도 형태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2023년 8월 23일)발표한 바 있다. 청년 대상의 사회조사 내용 가운데 현재의 청년세대들이 생각하는 '결혼관(가족·가정)'과 이를 통한 '1인 가구'와의 상관성에 대해 살펴본다.

가장 먼저 현재 청년들의 '결혼관'과 10년 전 청년들의 결혼관을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10년 결혼에 긍정적이었던 비율은 56.5%였으나 현재는 36.4%다. 10년 전에는 10명의 청년 가운데 5.6명 정도가 결혼에 긍정적이었다면 현재는 3.6명 정도만 결혼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10명중 6.4명은 결혼해서 가족을 형성하기 보다는 1인가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청년들의 비혼 동거 '동의여부'결과는 더욱 흥미롭다. 현재 청년들은 비혼동거에 '동의'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80.9%다. 10명중 여덟 내지 아홉 명이 비혼 동거에 동의한다는 의미다. 10년 전에는 동일한 질문에 대해 61.8%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19.1%p 증가한 수치다. 10년 전에는 여섯 명 가량이 동의했다면 지금은 약 2명 정도 늘어난 수치다. 수치의 증감 자체의 증가 여부보다는 사회의식이 그만큼 변해가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앞서 살펴본 결혼에 긍정적인 조사와 매치시켜보면 '결혼'보다는 '비혼 동거'를 선택 할 수 있는 것에 '긍정적'이라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혼 후 자녀 가질 필요'에 대해서 현재의 청년들은 53.5%가 '없음'으로 나타났다. 결혼 이후 자녀를 갖지 않겠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은 것이다. 반면 2018년에 실시한 동일한 질문에 대한 응답 비율 즉, 결혼 후 자녀 가질 필요에 대해 46.4%가 '없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5년 정도 지난 시점이지만 7.1%p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비혼 출산 동의여부와 관련해서는 39.6%로 현재의 청년세대는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0년 전 동의비율은 29.8%인 것과 비교해서는 9.8%p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 역시 결혼보다는 비혼 동거를 선호내지는 동의하면서 비혼 출산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입양의사에 있어서는 현 청년의 31.5%가 '있다'고 동의의사를 보여 10년 청년세대의 '입양의사 있음' 52%에 비해 20.5%p나 낮아져 입양에 대한 필요성(입양의 필요성 못 느낌, 43.1%)이나 자신들의 결혼관(결혼 긍정적 36.4%, 결혼 안한다고 생각하는 이유: 결혼자금 부족(미혼남자 40.9%, 미혼여자 26.4%) 변화 등에 따른 의식의 변화로 이해될 수 있을 듯하다.

공평한 가사에 대해서 현재 청년들은 84.4%가 분담 필요로 답해 10년 전 청년들의 응답비율이 59.7%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0%p 이상 상승해 가사분담 실제 실태(부부 41.3%, 아내 51.6%, 남편 7.1%)와는 다르지만 최근 남녀평등 기조로서의 의식 변화가 가사분담 관련해서도 뚜렷하게 반영된 결과로 이해된다. 더불어 최근 젊은 2030세대가 중시하는 '워라밸(일(Work)과 인생(Life)와의 밸런스(Balance))'과 관련된 '일·가정생활 균형' 항목에 있어 현 청년들의 45.4%가 '중시'한다고 응답해 10년 전의 29.1%와 비교해서는 그야말로 비교 할 수 없을 정도의 의식 변화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의 청년들이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에 대해 '일 우선'이라고 답한 응답비율이 33.7%였던 반면 ‘일·가정 균형’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5.4%로 나타난 반면 10년 전에는 '일 우선'이 59.7%, '일·가정 균형'이 29.1% 였던 것과 비교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회조사를 통해 살펴본 동시대를 사는 청년들의 의식변화의 중요한 포인트는 결혼보다 비혼, 결혼보다는 비혼 동거에 대한 선호비율이 높다는 점과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 계획이 없거나 입양의사도 이전인 10년 전에 비해 낮아졌다는 것이다. 결국 결혼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여전히 1인 가구로 남을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과 독립된 1인 가구로서의 비혼 동거 비율 또한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것은 1인 가구의 사회적 증가와 관려해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정부 또는 지자체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비혼동거 가구를 위한 공공주택의 공급이나 사회적으로 늘어날 다양한 형태의 '가족' 단위에 대한 주택공급 방안 모색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 및 사회적으로 관심인 합계출산율 0.78명으로서의 '저출생'과 관련해 출산율 제고 정책과 연관시킬 수도 있다. 최근 결혼한 부부라고 하더라도 각자가 갖고 있던 청약통장의 효력을 각각 인정해주는 것이나 미혼도 출산하면 공공아파트 청약할 수 있는 '신생아특공' 역시 이런 사회적 변화에 대응한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많이, 더 다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물론 1인 청년세대만이 아닌 다른 1인 4050세대, 5060세대, 이후 세대 등에 대한 혜택 또한 폭넓게 검토 및 반영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젊은 청년세대의 의식변화만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 모든 일들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사회 여건에 맞춰 국가의 정책이나 대책 역시 심사숙고하되 빠른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급속하게 증가하는 1인 가구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issue)'를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인 가구와 관련된 부처별 논의와 검토가 아니라 1인 가구와 관련된 부처별 이슈를 모으고 관련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의사결정체계나 방법이 정부와 지자체 차원 모두 공히 모색되어야 한다. 1인가 구 문제가 곧 우리나라 보편적 가구의 문제로 언급될 시점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1코노미뉴스=서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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