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령기로 꼽히는 청년층의 혼인 건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들의 달라진 결혼관 뿐 아니라 연애에 대해서도 '휴식기'의 개념이 짙어진 것으로 추측된다.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결혼 적령기로 꼽히는 청년층의 혼인 건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들의 달라진 결혼관 뿐 아니라 연애에 대해서도 '휴식기'의 개념이 짙어진 것으로 추측된다.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지난 7월 혼인 건수가 전년 동월 대비 5.3%나 급감했다. 올해 혼인 건수가 예년보다 늘었지만, 코로나19 엔데믹 효과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혼 적령기로 꼽히는 2030세대의 결혼관은 달라진 바가 없고, 연애관마저 '휴식기'가 필요하다며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혼인 건수는 1만415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3% 감소했다. 지난해 7월에도 -5.0%로 저조했던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3.3건으로 0.1건 줄었다.

그나마 올 1~7월 누적 혼인 건수는 11만585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다. 

2023년 7월 인구동향./표 = 통계청
2023년 7월 인구동향./표 = 통계청

전문가들은 이러한 혼인 건수 증가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밀어뒀던 물량이 몰린 결과로 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비혼주의 확산 등 사회적 흐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의 인식이 전혀 바뀌지 않고 있어 혼인 건수 증가, 출산율 증가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연애에도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혼인율 감소 우려가 높아졌다. 

실제로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20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연애 휴식기'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연애 경험이 있는 미혼남녀 69.0%가 '휴식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애 휴식기가 필요한 이유로는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남 29.5%, 여 28.6%)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남성은 '이전 연애를 정리하기 위해서'(20.5%), 여성은 '더 나은 연애를 위해서'(20.6%)라고 답했다. 

연애 휴식기를 가진 후 연애를 시작했을 때 단점으로는 '나만의 시간이 줄어든다'(남 34.1%, 여 29.6%)가 꼽혔다. '나의 휴식보다 연인과 약속을 우선시해야 한다'(남 21.2%, 여 24.1%)라는 답변도 많았다. 

이처럼 MZ세대는 '나만의 시간'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이러한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는 결혼관에서도 마찬가지다. MZ세대는 결혼을 할 경우 개인의 삶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혼자 사는 삶이 편하다고 생각하고, 결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도 과거보다 낮아졌다. 

30대 직장인 1인 가구 성 모(34) 씨는 "연애 휴식기에 동의한다. 정신적으로 소모된 부분을 채워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항상 누군가에게 맞추다가 이별하고 나면 자유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외로움이 더 커지면 다시 연애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1인 가구 오 모(38) 씨도 "명절에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결혼 언제하니'와 '여자친구는 있니'다. 지금 일에 대한 만족감이 높고 집중해서 더 높은 성취를 느끼고 싶다"며 "마음이 가면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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