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국내에서 발견된 블랙킹스네이크, 예산군에서 발견된 미어캣./사진=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예산군 사진 캡쳐
(왼쪽부터)국내에서 발견된 블랙킹스네이크, 예산군에서 발견된 미어캣./사진=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예산군 사진 캡쳐

최근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해외에서 입양한 희귀 동물을 유기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생태계 교란 등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국민의힘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임이자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야생에서 구조된 동물은 2만 161마리로 최근 6년간 2배 넘게 증가했다. 구조한 동물의 종 또한 2017년 259종에서 2022년 317종으로 22% 늘었다.

특히 외래종 발견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5년간 국내 자연환경에서 처음 발견된 외래종은 20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 ▲곤충 11종 ▲파충류 4종 ▲거미류 ▲어류 ▲포유류 ▲복족류 ▲가재류가 각각 1종씩이다.

지난 8월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광진구 빌라 밀집 지역에서 블랙 킹스테이크가 각 1마리씩 발견됐다. 킹스네이크는 미국의 남쪽과 멕시코 북쪽 지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몸 전체가 검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으로 설치류와 조류, 다른 뱀까지 잡아먹을 수 있는 외래종으로 국내에서 반려동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같은 달 경기도 성남시, 7월 경북 영주시, 6월 충남 홍성군에서는 국제 멸종위기종인 사바나 왕도마뱀이 발견됐다. 이어 5월 충남 예산군에서는 한 농민이 레오파드 육지거북을 발견해 신고했고, 4월에는 예산군 예당호 인근 낚시터 주변에서 길이 약 20cm의 어린 미어캣이 발견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발견된 외래종 동물들은 누군가 반려동물로 키우다가 해당 지역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조된 동물들은 국립생태원, 야생동물보호센터 등에서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외래유입종의 증가와 유기는 다른 생물과 접촉하면서 감염병을 옮기거나 확산시킬 수 있는 공중 보건상 문제 발생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아울러 서식지 파괴, 생태계 교란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생태원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래생물은 2009년 894종, 2011년 1109종, 2021년 2653종 유입(20% 이상 증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생태원 관계자는 "관상·애완 목적으로 해외에서 직접 수입하여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거래하거나 개인이 소유하는 사례가 증가하여 과거에 비해 유입종이 다양화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터넷 쇼핑몰, 카페 등에서는 다양한 외래생물을 판매하거나 분양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외래종 유입이 점차 다양화되고 증가함에 따라 현재 환경부와 생태원은 인천국제공항 등 주요 세관에 외래생물 관리 협업 검사센터를 운영 중이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4조에 따르면, 생태계교란 생물을 수입·반입·사육·재배·양도·양수·보관·운반 또는 유통해서는 안 된다. 학술연구, 교육용, 전시용 등으로 필요한 경우 환경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생물종은 몰수될 수 있다.

우 의원은 "생물다양성법에 명시된 외래생물, 생태계교란생물, 위해우려종 등 국내 생태계 균형을 해칠 수 있는 외래생물 반입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환경부와 생태원은 법적 관리종의 수입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불법 수입을 적극적으로 단속하여 국내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보전에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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