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천 산천어 전국 파크골프 페스티벌 시니어부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사진=대한파크골프협회 사진 캡쳐
지난해 화천 산천어 전국 파크골프 페스티벌 시니어부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사진=대한파크골프협회 사진 캡쳐

"지인의 추천으로 두 달 전부터 시작했다. 비용 부담이 적고, 몸에도 큰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공동체도 형성할 수 있어 좋다."-파크골프 회원 이동희(70·가명)씨

"이곳에 오면 비슷한 연령의 사람들과 스포츠를 통해 친해질 수 있고, 건강도 챙기고 비용에 대한 부담도 없다. 인생의 활력소가 생긴 기분이다."-이동호(67·가명)씨

"채는 하나지만, 어떻게 치냐에 따라 달라지니 머리도 써야 하고 집중도가 좋아졌다. 친목 도모에도 좋고, 처음보다 무릎 건강도 훨씬 좋아졌다".-염홍주(73·가명)씨

고령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들 사이에서 '파크골프(Parkgolf)'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6일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가입한 전국 회원 수는 2020년 4만5000여명에서 지난 6월 기준 12만명으로 급증했다. 회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비회원 수까지 합치면 30만명을 넘어선다는 분석도 있다.

파크골프는 1983년 일본 훗카이도 지역에서 처음 시작됐다. 공원과 같은 소규모 녹지공간에서 즐기는 골프게임으로 기존 골프를 재편성한 스포츠다. 국내에서는 2000년 경남 진주 노인복지회관 상락원에서 처음 조성됐다. 이후 파크골프장은 2019년 226곳에서 현재까지 약 371곳으로 늘었다.

파크골프는 기존 골프대비 비용과 시간이 크게 단축되고 많은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강점이다. 주로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노인 복지 또는 생활체육 활성화 차원에서 시설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에 비용은 대부분 무료이거나 1일 기준 2000원~8000원 정도다. 여기에 구장에 따라 65세 이상, 국가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요금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활동량 부담이 적다는 점, 배우기 쉬운 점, 소규모의 인원으로도 진행이 가능한 점 등으로 노년층에게 인기가 높은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지역 주민 생활 체육 부문 확충을 목적으로 공원 등을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전북 진안군은 9홀 규모 부귀파크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 4억원을 투입했고, 경남 진주시에서도 동부 5개 면에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개장했다. 충북 청주시는 오는 12월까지 미호강, 오송읍, 미원면, 무심천 등에 파크골프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히 늘어나는 고령인구와 핵가족화로 노인 1인 가구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노인 1인 가구의 경우 경제적, 신체·정신건강에 열악한 상황에 노출되어 만성적인 질병부담과 우울, 절망감 등 건강정도가 낮다고 우려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노년기 취미활동을 적극 권장하기도 한다. 실제 고령층 사이에서 노후 활동으로 취미여가활동을 경제활동보다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사회연구의 '독거노인의 생산적여가활동 참여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자살생각에 관한 연구'를 보면 노인 1인 가구의 적절한 사회참여와 활동적인 여가활동을 통해 신체적, 사회적,  인지적 건강이 증진되고, 고독감이 줄어드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파크골프는 간단한 요령만 숙지하면 누구나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다. 골프클럽 1개와 플라스틱 재질의 공 하나로 티샷, 세컨샷, 어프로치샷, 퍼팅까지 다 할 수 있다"면서 "걷기 운동이 부족한 노년층에 좋은 운동이다. 폭신한 잔디밭에서 공을 치고 걷는 운동으로 무릎이 안 좋은 노년층에게도 큰 부담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남녀 구분 없이 4명이 한조로 경기에 나서므로 친분을 나누기에도 좋다. 노년층의 우울감과 외로움을 달래주기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크골프장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파크골프장을 짓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태계파괴와 기존 공원 조성의 목적이 달라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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