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청년 1인 가구의 불규칙한 식생활이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정부에서는 20~39세 청년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셀스
전문가들은 청년 1인 가구의 불규칙한 식생활이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정부에서는 20~39세 청년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셀스

"혼자 사는 1인 가구일수록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습관이 오랜 기간 이어질 경우 삶의 질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김지명 신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청년 1인 가구의 불규칙한 식사, 혼밥, 간편식 의존이 높은 등 영양상태에 적신호가 떴다. 건강한 식습관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는 건강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 1인 가구가 주로 겪는 불규칙한 식생활은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팀이 청년 1인 가구 50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식생활 문제로 불규칙한 식사를 꼽았다.

청년 1인 가구는 자신의 식생활 문제를 두고 불규칙한 식사(56.4%·복수 응답)가 높았다. 이어 영양 불균형(50.0%), 과식(44.6%) 순으로 응답했다. 자신의 식생활 문제로 결식을 꼽은 비율은 대학생이 18.8%로 가장 높았고, 청년 직장인이 8.4%로 집계됐다. 반면, 짧은 식사시간이 문제라는 직장인의 비율은 34.6%로 대학생(28.7%)보다 높았다. 또한 청년 1인 가구는 다인 가구 청년층보다 건강의 관심도가 낮았다.

이 밖에도 물가 상승 또한 청년 1인 가구의 식생활과 관련된다. 건강을 고려한 식단보다는 가격을 따지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소비자물가지수 112.99(2020=100)으로 전년 동월대비 3.7% 증가했다. 이어 생활물가지수 4.4% 상승, 신선식품지수도 6.4% 올랐다. 이에 청년들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면서 가성비가 좋은 편의점 도시락을 선호했다.

실제로 사회초년생 권다혜(29·가명)씨는 대부분 아침을 거르면서도 식사는 대부분 도시락이나 가정간편식(HMR)으로 해결한다. 권 씨는 "점심 한 끼에 만원에 달하거나 훌쩍 넘는 것이 부담된다. 편의점 도시락은 그 반값에 해결이 돼 주  2~3번은 이용한다"면서 "식비를 줄여 생활비를 아끼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세영(24·가명)씨 역시 간편식을 주로 이용한다고 답했다. 그는 "가성비 좋은 편의점 도시락이나 학교 앞 컵밥, 라면 등을 자주 먹는다"면서 "귀찮을 때는 과자나 빵으로 때우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편의점 도시락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다소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인기가 높은 '편의점 도시락' 10개 품목의 영양성분을 조사한 결과 나트륨 함량이 하루 섭취 기준량의 최대 8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를 보면 10개 제품의 나트륨 함량 중 가장 높은 제품은 1171mg이며, 가장 낮은 함량은 1101mg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일 섭취 기준치(2000mg) 절반 이상에 해당했다.

나트륨 과다섭취는 혈압이 올라가고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 심뇌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아울러 골다공증, 위암 질환 유병률 역시 증가한다.

청년 1인 가구의 건강 관심도가 낮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청년기는 다른 생애주기에 비해 가장 건강한 시기로, 질병 발생률이 현저히 낮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잘못된 식생활이 이어진다면 만성질환 유발을 높여 중·노년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청년 1인 가구의 건강한 식생활 개선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지명 신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1인 가구의 건강한 식생활을 확산시키기 위한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1인 가구의 불균형한 영양관리에 필요성에 대한 사회 전체에서의 공감을 형성하고,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식생활교육 및 식사지원, 식생활 캠페인 등 다양한 식생활 개선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가정, 학교, 직장 및 외식업, 식품업계 등의 사회 전반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청년 건강 증진 정책…'청년 무료 건강검진'

정부에서는 청년들의 건강관리 지원 정책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9년 1월 1일부터 '건강검진 실시기준'을 개정해 청년층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20~39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일반건강검진 비용을 모두 부담한다. 의료급여수급자라면 해당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일반 건강검진은 물론 추가 검사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단, 출생 연도에 따라 신청할 수 있는 시기가 다르다. 출생년도 끝자리가 짝수면 짝수 연도, 홀수면 홀수 연도에 받을 수 있다.

검진 내용은 ▲비만 ▲시각·청각 검사 ▲고혈압 ▲신장질환 ▲빈혈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간장질환 ▲폐결핵·흉부질환 ▲우울증 ▲구강검진 등이 있다.

신청 절차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The건강보험' 앱으로 가능하다.

아울러 일부 지자체에서도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무료 건강검진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 관악구, 광진구 등은 만19~39세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연 1회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관악구에서 무료 건강검진을 받은 청년 1인 가구 A씨는 "취업 준비 스트레스로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쉽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없었는데, 좋은 기회로 무료 검진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