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진 = 금호석유화학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진 = 금호석유화학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백 대표가 안정적으로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경영실적 자체만 놓고 보면 부진하지만,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한 점을 고려하면 악조건 속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호석유화학 주가는 오후 1시 50분 기준 전일 대비 1.03% 상승한 11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2년 최고 17만6000원에 비하면 30% 가까이 하락했지만 업계에서는 석유화학 시황 약세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백 대표 취임 이후 2022년 9월에는 주가가 11만15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중반부터 시작된 세계 경기 악화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와 중국의 자급률 상승 탓이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일부 석유화학 기업들은 분기별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은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오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5% 감소한 1079억원을 기록했다. 높아진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분기까지 약 90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금호석유화학이 NCC(나프타 분해설비) 시설을 직접 운영하지 않아 동종업계 다른 기업 대비 원가 부담이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NCC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은 지난해 화학 부문이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백 대표는 이럴 때일수록 고부가가치 기술을 창출해야 한다는 신념 하에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 대표는 2021년 6월 박찬구 회장이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전문경영인 경영 체제를 선포함에 따라 단일 대표가 됐다. 앞서 금호피앤비화학 영업담당 이사(2005년)와 상무(2008년),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 전무(2016년)를 거친 금호석유화학맨으로 재직 기간이 32년을 넘는다.

앞선 정기 주주총회에서 백 대표는 "올해 회사 경영 방침을 'Onward(앞으로 나아가는)'로 삼고 경제 위기 속에서도 현실적 도전 과제를 받아들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금호석유화학은 R&D 비용으로만 282억3900만원을 썼다. 이는 매출액 대비 0.86%에 해당하는 수치로 지난해 R&D 비중(0.74%) 보다 높다. 금호석유화학이 역대 회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1년 R&D 비중(0.68%)보다도 높다.

이는 백 대표의 지속가능한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의지라고 볼 수 있다. 불황일수록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향후 업황이 상승 흐름을 보일 때 더욱 시너지를 높이자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신성장동력으로 전기차를 낙점하고 신소재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6월 향후 5년간 기존 사업인 NB라텍스를 포함해 전기차와 바이오·친환경 소재 등 핵심 사업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전기차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CNT(탄소나노튜브)와 SSBR(솔루션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 등 관련 소재 개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는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금호석유화학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4% 감소한 98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연임 여부는 이사회랑 주주총회에서 결정할 일이며, 현재 상황에서 답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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