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추위와 빈대 소동으로 복지 사각지대 1인 가구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1코노미뉴스, 미리캔버스
연이은 추위와 빈대 소동으로 복지 사각지대 1인 가구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1코노미뉴스, 미리캔버스

갑작스럽게 날씨가 추워지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1인 가구의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겨울철 위기가구 발굴 대책은 '에너지 비용 지원'에 방점이 찍혀 있어, 건강 관리는 개인의 몫이다. 그런데 올겨울에는 A형 독감(인플루엔자) 확산세가 거세고, 빈대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취약계층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24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45주(11월 5~11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32.1명.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6배나 많은 수치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2.9배 늘었다. 

마스크 해제 후 우려했던 '트윈데믹'이 현실화된 셈이다. 

질병청은 코로나19에 독감까지 유행하면서 독감 예방접종과 코로나19 백신 동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지고 방역이 완화돼 바이러스가 돌기 좋은 환경이 됐다. 건강한 성인은 백신 접종만으로 독감을 70~90% 막을 수 있고, 중증과 사망 위험을 낮추기 때문에 맞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독감이 장년층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장년층은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역에 따라 50세 이상도 무료 접종을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한해 이뤄진다. 

서울 은평구의 한 가정의학과 의사는 "최근 독감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40·50대 환자가 많다"며 "아무래도 고령층은 무료 접종을 많이들 맞아서 오히려 독감 환자는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홀로 살면서 개인의 건강관리에 허술한 중장년 1인 가구가 독감에 더 취약한 셈이다. 여기에 독감에 걸릴 경우 후속 치료도 문제다. 1인 가구는 '급하게 아플 때 도와줄 사람'이 있는 경우가 다인 가구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이로 인한 1인 가구의 피해가 컸다. 즉각적인 치료 조치를 못 받아서다. 

40대 1인 가구 김진호(45, 가명) 씨는 "새벽에 열이 39도를 찍고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간신히 다음날 병원에 가니 독감이더라. 처음에는 코로나19인 줄 알았다"며 "집에 코로나19 때 사둔 해열제가 없었다면 위험할 뻔했다. 혼자 살면서 가장 서러울 때가 아플 때라고 하는데 120% 공감하게 됐다"고 전했다. 

1인 가구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공포는 '빈대믹'이다. 빈대와 팬데믹의 합성어인데, 그만큼 빈대 공포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살충제에 내성까지 지닌 빈대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평소 청소에 소홀한 1인 가구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빈대는 1인 가구 거주 비율이 높은 쪽방촌, 고시원 등에 가장 많이 출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대의 경우 1년을 굶어도 살아남을 수 있고, 개인이나 공간의 위생보다는 밀집 지역 그 자체가 취약시설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방역당국의 적극적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일단 정부와 지자체는 빈대 집중점검 및 방제 기간을 선포하고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빈대는 감염병을 전달하지는 않지만 심한 가려움증을 불러오고 알레르기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빈대에 물린 경우 냉찜질이 좋고,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에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스테로이드성 연고를 바르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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