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인구는 줄고 있지만, 1인 가구는 늘고 있다. 이들의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을 두고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사진=미리캔버스
청년 인구는 줄고 있지만, 1인 가구는 늘고 있다. 이들의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을 두고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사진=미리캔버스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모습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특징은 청년인구 감소와 1인 가구 증가다. 전문가들은 성인이 된 후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결혼을 꺼리는 성향이 고착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을 보인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변화(2000~2020)'에 따르면 2020년 청년세대 인구는 우리나라 총인구의 20.4%인 1021만3000명으로 1990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계속 이어져 2050년에는 11.0%로 하락할 전망이다. 

청년인구는 감소했지만, 1인 가구수는 늘었다. 2000년 78만1000명에서 2020년 193만5000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청년세대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로 늘었다. 여전히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이 5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청년 1인 가구의 특징은 '미혼'이라는 점이다. 96.9%가 미혼이고 77.6%가 학업을 종료했다. 또 75.7%가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혼자 사는 이유는 '직장'이 5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본인의 독립생활'이 23.6%, '학업'이 14.8%를 차지했다. 

또 청년 1인 가구의 72.0%는 스스로 생활비를 벌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은 대체로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처럼 청년층의 경제활동 증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개인의 독립생활 중시 등이 겹치면서 청년 1인 가구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우리나라 청년세대의 변화(2000~2020)'./표 = 통계청

문제는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다. 20~34세 청년 1인 가구 증가는 성인이 된 후 부모로부터 경제적·사회적으로 독립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최근 30대 중반 이후에도 미혼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곧 저출산 문제로 이어진다. 심지어 결혼 후에도 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명'대로 떨어졌다. 

이미 인구 데드크로스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어, 저출산 문제는 국가 경제적·사회적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앞서 조앤 윌리암스 캘리포니아대 법대 명예교수가 한국의 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고 놀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세대의 혼인율을 높이기 위해 달라진 결혼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온라인 조사 전문 기관 피엠아이가 전국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미혼 남녀의 결혼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9.8%가 경제적 여유가 없어 결혼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독신의 자유를 잃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27.8%를 차지했다. 

앞서 [1코노미뉴스]가 20·30대 청년을 대상으로 결혼관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답변이 나왔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의 43%가 결혼을 결정하는 데 최대 고민으로 '경제력'을 꼽았다. 비혼주의에 대한 인식도 53.2%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했던 응답자 A씨는 "결혼은 하고 싶지만, 당장은 힘들 것 같다"며 "솔직히 가진 돈이 1억도 안된다. 여자친구도 비슷하다. 부모님 도움 없이는 아파트 전세도 쉽지 않은데, 같이 월세 살면서 고생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했다. 

또 B씨는 "사랑보다는 돈이 결혼에 걸림돌인 것 같다. 먼 미래를 고민하기에는 지금 생활비부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적 문제만 해결돼도 혼인율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저출산 대책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 확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단순히 신혼부부를 독려하고 육아수당을 지원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근 언급되는 청년 청약 대출 지원 확대도 마찬가지다. 결국 빚내서 집을 사라는 소리인데 '영끌' '빚투'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을 겪은 만큼 청년층의 반응은 차갑다. 

김영재 평택대학교 겸임교수는 "경제적 부분이 결혼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많은 조사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부분"이라며 "그들이 원하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임대주택이나 전세대출 지원 요구 목소리가 높다는 것은 적당한 부담만으로 주거안정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결국 실현 가능한, 개인 삶의 안정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이 시대의 평범한 청년은 결혼조차 쉽지 않다. 경제적 부담이 발목을 잡는다. 기본적인 요건이 마련된다면 전반적인 문제들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것"이라며 "저출산 문제는 단일 부처가 아닌 다부처에서 생애전체 욕구를 고려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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