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 호더로부터 구조된 '쿠로' 프로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애니멀 호더로부터 구조된 '쿠로' 프로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쿠로는 5살 7개월의 수컷 고양이다. 애니멀 호더로부터 구조된 후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2018년 6월, 동물권행동 카라는 SNS를 통해 동물학대 소식을 접한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남성 A씨가 동물을 학대하고 방치한다는 소식이었다.

카라에 따르면 A씨는 원룸에서 거주하고 있었으며, 집안 내부는 온갖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속에서 강아지 두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가 방치되고 있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동물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 문의./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경기도 부천시에서 동물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 문의./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특히 강아지 중 프렌치불독은 매우 마른상태로 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했다. 카라 활동가들은 A씨에게 "동물들이 병원을 가봐야한다"라고 설득했지만 오히려 A씨는 활동가들을 명예훼손죄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A씨는 평소 동물학대와 관련해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가들은 A씨를 설득한 끝에 동물 3마리를 구조할 수 있었다. 고양이 한 마리는 집 안 어딘가에 숨어들어 결국 구조하지 못한 채 돌아섰다. 그 와중에도 A씨는 활동가들에게 "(동물에게)주사를 놓으면 안 된다. 약도 먹이면 안 된다. 그럼 애들 죽는다"는 황당한 말을 하기도 했다.

병원 진료 결과 프렌치불독의 건강 상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혈관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고, 심각한 저체온증을 보이고 있었다. 몸무게는 고작 1.06kg이었다. 함께 구조된 포메라니안 역시 귀에 옴이 감염된 상태였으며, 몸무게도 마른 상태였다.

카라 활동가들이 구조한 동물들의 마른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카라 활동가들이 구조한 동물들의 마른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구조된 불독은 건강 회복을 위해 링거를 꽂아 영양 공급 처치가 진행됐다. 그러나 결국 구조 24시간이 채 되지 않아 숨을 거뒀다. 카라 측은 불독을 검역본부로 보냈고,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에 들어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활동가들을 동물학대자들이라며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 나머지 동물들을 당장 데리고 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현재 구조된 동물들의 건강 상태를 두고 활동가들은 동물들을 돌려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대로된 돌봄 없이 동물을 키우는 것을 전형적인 호딩 증상으로 파악해서다.

카라 활동가는 남은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해 A씨 집을 방문했다. 하지만 A씨가 그사이 펫숍에서 어린 강아지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더 데리고 온 것이었다.

카라는 이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동물 소유자가 A씨였기 때문이다. 카라 측은 A씨를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했지만 '동물학대 혐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증거가 없다는 것. 활동가들은 A씨가 제대로 집을 치우고 동물을 돌보도록 요청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또 A씨에게 언제든 좋으니 파약 의사가 있으면 연락하라고 설득했고, 사건을 일차적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A씨의 집안 내부. 온갖 쓰레기들과 오물들로 가득찬 곳에서 동물들을 방치하고 있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A씨의 집안 내부. 온갖 쓰레기들과 오물들로 가득찬 곳에서 동물들을 방치하고 있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하지만 A씨는 달라지지 않았다. 약 1년 후 그의 집은 여전히 쓰레기로 가득했다. A씨는 어찌된 영문인지 청소업체를 부르며 동물들을 모두 버려달라고 주문을 넣었다. A씨는 어딘가로 떠나버린 상태였다. 쓰레기가 빼곡한 집 안에는 여전히 개 두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가 방치되어 있었다. 동물들은 잘 먹지 못해 야위고 온몸에 대소변을 묻힌 상태였다.

활동가들은 즉시 구조에 나섰다. 특히 냉장고 뒤에 숨어 있던 검은 고양이를 어르고 달래 겨우 구조할 수 있었다. 활동가들은 검은 고양이에게 '쿠로'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구조 후 쿠로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구조 후 쿠로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활동가들은 네 마리 동물들을 동물병원에 데려와 검진을 진행했다. 다행히 큰 질병은 없었지만, 대체로 많이 야윈 상태다. 특히 쿠로의 경우는 장에서 금속 물질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아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병 복막염 판정까지 받아 치료를 위해 카라동물병원에서 생활을 이어갔다.

다행히 활동가들의 보살핌을 받은 쿠로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복막염이 제어되어 임상 증상 없이 유지되고 있다. 

한편, 쿠로와 함께 구조된 강아지와 고양이는 현재 무사히 좋은 입양자를 만난 상태다. 쿠로의 입양에 관심이 있다면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에서 입양하기를 참고하면 된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쿠로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쿠로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사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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