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령기로 꼽히는 청년층의 혼인 건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들의 달라진 결혼관 뿐 아니라 연애에 대해서도 '휴식기'의 개념이 짙어진 것으로 추측된다.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결혼 적령기로 꼽히는 청년층의 혼인 건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들의 달라진 결혼관 뿐 아니라 연애에 대해서도 '휴식기'의 개념이 짙어진 것으로 추측된다.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반짝 증가했던 혼인 건수가 하반기 들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 9월 무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2.3%나 감소하면서 3분기 기준 8.2% 감소를 기록했다. 

청년세대 결혼 기피 현상이 심화한 결과다. 마찬가지로 출산율 역시 감소세를 이어가 역대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 나왔다. '대한민국은 인구소멸 국가 1호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더 짙어진 셈이다. 그러나 인구절벽에 대한 정부 대책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9월 및 3분기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혼인 건수는 1만294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3% 급감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4만1706건, 전년 동기 대비 8.2%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혼인 건수가 더 줄어든 것이다. 청년인구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심각한 수치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 직후인 올 1분기에 혼인이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18.9%나 증가한 덕분에 1~9월 누적 기준으로는 3.5% 늘었다. 

연령별 혼인율을 보면 남녀 모두 전 연령대에서 감소세를 보였지만, 25~29세, 30~34세 청년세대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남자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건, 4.2건 감소했다. 35~39세는 0.3건 줄었다. 여자도 4.9건, 2.5건, 0.5건 감소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청년 1인 가구가 증가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청년인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0%를 웃돌고 있으며 이들의 90% 이상이 '미혼'이다.  

줄어드는 혼인 건수와 마찬가지로 출생아 수 역시 감소세가 이어졌다. 올 9월 출생아 수는 1만8707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6%나 급감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5만6794명으로 11.5%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0.10명이나 감소했다. 모(母)의 연령별로 보면 30~34세 출사율이 10.7%나 감소했고 35~39세도 3.6명, 25~29세는 3.3명 줄었다. 

반대로 3분기 사망자 수는 8만714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9월 기준 자연증가는 -9657명으로 무려 47개월째 인구 자연 감소가 이어졌다. 

인구절벽 경고등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지만, 저출산 대책 등 인구 정책은 답보상태다. 이미 우리 정부가 지난 17년간 저출산·고령화 대책으로 쏟아부은 재정만 380조원에 달한다. 참담한 정책 실패로 출산율 '0' 국가가 됐지만 아직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청년인구만 해도 2050년에는 전체 인구 대비 10%까지 줄어 길거리에서 청년을 찾기 힘들어질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 상태다. 

이에 전문가들은 청년 1인 가구가 원하는 정책적 요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출산율을 끌어올리려면 청년 1인 가구 삶의 질을 높여 자연스럽게 다인 가구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혼 부부의 양육 부담 절감과 당장 노동시장 공백 대비 등 다방면에서 맞춤 전략을 갖추고 속도감 있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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