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순익 급증, 車보험료 인하 여력 보유

국내 손해보험업계가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자동차 보험료 인하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인하폭 확대를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DB손해보험 등 자동차보험 '강자'가 느낄 부담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 = 각 사
국내 손해보험업계가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자동차 보험료 인하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인하폭 확대를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DB손해보험 등 자동차보험 '강자'가 느낄 부담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 = 각 사

국내 손해보험업계가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자동차 보험료 인하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인하폭 확대를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DB손해보험 등 자동차보험 '강자'가 느낄 부담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9월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국내 31개 손보사는 전년 동기(2조2057억원) 대비 45.8% 증가한 7조2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견조한 자동차보험 실적, 회계제도 변경 등으로 보험손익이 개선됐으나, 금리 상승 및 환율 하락 등으로 투자손익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금감원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며 자동차보험 실적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는 것이다. 

부문별 수입보험료를 살펴보면 퇴직연금 수입보험료가 79.0%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이어서 ▲일반보험(8.1%) ▲장기(3.5%) ▲자동차보험(1.5%) 순이었다. 전체 수입보험료는 85조8536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2114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우회적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견조한' 자동차보험 실적을 언급함으로써 보험료 인하폭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손보사들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최대 2%의 인하율을 전망했으나, 금융당국의 압박에 인하폭 인상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당초 논의된 것보다 인하 폭이 조금 높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손보사의 경우 마땅히 내놓을 상생안이 없고, 자동차보험 관련 통계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인하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구체적인 인하폭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원하든 원치 않든 (금융당국의) 방향대로 가게 될 것"이라 전했다.

실제 5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버·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보의 올해 10월까지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은 78.6%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 개선됐다. 

손보사별로 보면 DB손보가 78.1%로 가장 양호했고, 이어서 ▲현대해상(78.4%) ▲KB손보(78.6%) ▲메리츠화재(78.8%) ▲삼성화재(79.2%) 순이었다.

통상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8~82%로 추산하고 있다. 각 손보사별 큰 격차는 없으나, 이를 고려하면 DB손보가 가장 많은 보험료 인하 여력을 보유한 셈이다.

'자동차보험 3강(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 중 가장 높은 자동차보험 손익을 기록하고 있는 곳도 DB손보다. DB손보의 3분기 누적 기준 자동차보험 손익은 2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2438억원을 기록했고, 현대해상은 6.37% 증가한 20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치권에서도 연일 자동차 보험료 인하와 관련된 메시지가 나오고 있는 만큼, DB손보 등 대형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에 앞장설 지 주목된다.

지난달 24일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른 시일 내 국민 기대에 부합하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며 "올해 3분기까지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은 지난해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안다. 특히 영업실적이 양호한 대형 보험사들이 앞장서서 보험료 인하 여력을 살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각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하 폭은 이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오는 12월 중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서민들의 어려움에 대한 보험업계의 관심과 배려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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