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캐스퍼가 레미콘 트럭에 깔려 완파된 사진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 사진 = SNS 캡쳐
현대자동차의 캐스퍼가 레미콘 트럭에 깔려 완파된 사진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 사진 = SNS 캡쳐

현대자동차가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올해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캐스퍼가 종잇장처럼 찢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완파된 모습이 온라인 상에서 화재가 되면서 차량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특히 외부 충격에 취약한 전기차 배터리의 특성상, 이로 인한 화재 위험성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파주시 월롱면 인근에서 캐스퍼 차량이 레미콘 차량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캐스퍼 차량은 사고 당시 주차돼 있던 상황이라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에는 함양·울산 고속도로 밀양 방향 밀양분기점 부근에서 5톤 화물차가 캐스퍼 차량을 추돌해 4중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에서 캐스퍼 차량은 종잇장처럼 처참히 구겨졌고, 차량에 타고 있던 12살 김 모 군이 숨지고, 캐스퍼 차량 운전자 47살 박 모 씨 등 3명이 다쳤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로 정초부터 캐스퍼 차량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캐스퍼는 2021년 9월 출시된 이례로 아직까지 KNCAP 등 충돌 테스트도 받지 않은 상태다.

캐스퍼는 2022년 총 4만8000여대를 판매, 모닝·레이·스파크를 꺾고 경차 시장 선두로 올라선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재고 처리 차원에서 대규모 할인을 진행, 현대차의 내수용 차량 중 싼타페, 그렌저, 아반떼에 이어 판매량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중 KNCAP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차종은 캐스퍼가 유일하다.

KNCAP은 의무 사항은 아니다. 다만 소비자가 차량 선택 전 안전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 지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이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포인트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으로, 오는 2월 시험 생산을 거쳐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캐스퍼 일렉트릭이 충돌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캐스퍼를 기반으로 제작됐다는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화재 위험성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과열, 과충전을 비롯해 외부충격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가성비를 고려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LPF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대비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성이 덜하고 외부 충격에 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중국에서 출하된 LFP 배터리 탑재 전기차량에서 여러 원인 미상의 화재 건이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충돌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캐스퍼를 기반으로 제작된 캐스퍼 일렉트릭이 안전성과 관련해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현대차는 캐스퍼 출시 당시 뒷자석 포함 에어백 7개 탑재, 지능형 안전기술 적용 등 안전 기능을 강조했왔다. 이듬해 2월 출시된 캐스퍼 벤의 경우에도 지능형 안전기술 적용을 비롯해 '고강성 경량차체 구현으로 비틀림 강성과 평균 인장 강도를 높여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외적인 충돌 테스트를 받지 않고 있으며 이에 [1코노미뉴스]의 질문에도 답변을 피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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