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이 점차 떨어질 수 있는 50대 1인 가구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확행'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삶의 질이 점차 떨어질 수 있는 50대 1인 가구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확행'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 50대 직장인 1인 가구 황성조(가명) 씨는 지난 3년간 교통사고, 투자실패, 가족간 불화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급격한 삶의 질 저하를 겪은 황 씨는 혼란한 마음을 추스르고자 홀로 여행을 떠났다. 생애 첫 '혼행'에서 황 씨는 재충전과 함께 행복도를 높이는 깨달음을 얻었다. '행복'에 대한 기준을 바꾼 것이다. 황 씨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추구)이 내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고, 6개월째 실천 중"이라며 "매일 소소하지만 만족감을 얻는 행동을 한다. 이게 쌓이니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 50대 강길영(가명) 씨도 소확행을 추가하며 '웰빙'을 실천하고 있다. 강 씨의 소확행은 재능기부 형태의 멘토링 활동이다. 대기업에 종사하던 강 씨는 갑작스러운 공황장애로 회사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침 회사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은퇴한 그는 한동안 칩거생활을 하다가 공황장애가 나아지면서 외부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그간의 경험을 살린 멘토링 활동이다. 강 씨는 "주로 청년 창업자들에게 간단한 멘토링을 제공하는데, 함께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고 나아갈 방향이나 필요한 후속 프로세스를 알려준다. 멘토가 잘되면서 나에게 고마움을 전해올 때 그때 받는 기쁨이 상당하다. 일로 받은 고통이 결국 일로 해결된 셈이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올해 50대 1인 가구 사이의 관심사 중 하나는 '건강'이다. 행복한 삶을 위해 신체적인 부분은 물로 정신적인 건강까지 중요해져서다. 홀로 생활하는 1인 가구의 경우 다인 가구 대비 취약한 부분이 건강인 만큼, 예방적 건강관리가 강조되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50대는 삶의 만족도가 하락 반전하는 시기다. 2022년 기준 연령집단별 삶의 만족도를 보면 19~22세, 30~39세, 40~49세 모두 각각 6.6점이다. 그러나 50~59세는 6.5점으로 하락하고 60세 이상에서는 6.4점으로 더 떨어진다. 

생애주기상 자산, 경험이 가장 풍족한 시기인데, 오히려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이유는 '스트레스'가 꼽힌다. 은퇴 등 노후에 대한 압박감, 타인과 비교에서 오는 자괴감 등이 원인이다.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은 떨어지고 부정적인 부분은 높아진 것이다. 

이는 삶의 만족도 지표 중 긍정정서를 봐도 나타난다. 40대에 6.9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50대에 6.7점으로 하락반전한다. 60대에는 6.6점으로 더욱 떨어진다. 반대로 부정정서는 40대에 3.3점에서 50대에 3.4점으로 증가한다. 

1인 가구의 경우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발표된 고독사 실태조사와 나주영 부산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의 '법의부검 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고독사에 관한 고찰' 논문에서도 50대, 특히 남성 1인 가구의 고독사 위험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이들은 생전 알코올 관련 질환 등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못했던 것은 물론 사회적 고립상태로 외로움, 우울감 등을 겪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50대 1인 가구 박 모 씨는 "40대까지는 별 고민 없이 열심히 살았는데, 50대가 되고 정년이 눈앞에 보이니까 지난 세월에 대한 후회와 앞으로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며 "인생 2막, 재취업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생활습관적으로 은퇴 전에 이런 걸 챙기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행복도가 떨어지는 50대일수록 긍정적 사고를 늘릴 수 있는 소확행을 실천할 것을 추천한다.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쌓는 행위는 긍정정서를 높여 삶의 만족감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강한진 나음연구소 소장은 "중장년 이상에서는 심리적인 부분을 가벼이 보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정신적 부분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소확행처럼 단기간에 만족감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는 행동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별도로 중장년층의 심리상담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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