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주축 주거비·식비 상승 여전
최상목 경제부총리 "부문별 온도 차 커, 내달 3% 안팎 상승 가능성"

소비자 물가지수가 반년 만에 전년 동월 대비 2%대 상승하면서 둔화했지만, 1인 가구의 생계비 압박은 여전하다./사진=미리캔버스
소비자 물가지수가 반년 만에 전년 동월 대비 2%대 상승하면서 둔화했지만, 1인 가구의 생계비 압박은 여전하다./사진=미리캔버스

새해 첫 달 소비자물가지수가 반년 만에 전년 동월 대비 2%대 상승하며 둔화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5%대 상승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둔화' 또는 '안정'을 거론할 수치는 아니다. 또 품목별로 보면 실질적으로 1인 가구의 소비 주축인 주거비, 식비 등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어 생계비 압박감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100)로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2.8% 각각 상승했다. 

체감물가라 할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는 115.54로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3.4% 각각 올랐다. 식품이 전년 동월 대비 4.9%나 오른 영향이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 식료품·비주류음료(5.9%), 음식·숙박(4.1%), 주택·수도·전기·연료(1.8%), 의류·신발(5.8%), 기타 상품·서비스(4.8%), 보건(1.8%), 가정용품·가사서비스(3.1%), 교육(1.7%), 오락·문화(1.2%), 주류·담배(1.5%), 통신(0.3%)은 상승했다. 교통(-0.3%)은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월세(0.8%)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기료(4.3%), 도시가스(5.6%), 지역난방비(12.1%), 공동주택관리비(5.5%)도 올라 주거비 부담이 이어졌다. 또 빵(5.3%), 아이스크림(15.1%) 가격이 치솟았고, 치킨(5.4%), 구내식당식사비(4.9%), 쌀(11.3%), 사과(56.8%), 귤(39.8%), 파(60.8%), 커피·차·코코아(7.5%), 의류 및 신발(5.8%), 시내버스료(11.7%) 등도 많이 올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24년 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로 봤을 때는 공업제품은 하락했으나 농축수산물, 서비스, 전기·가스·수도가 상승해 전체 0.4%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는 서비스,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가스·수도가 모두 상승했다"며 "다만, 전기·가스·수도, 외식제외, 개인서비스, 가공식품 등이 상승폭이 둔화했다"고 총평했다. 

2024년 1월 소비자물가지수./표 = 통계청
2024년 1월 소비자물가지수./표 = 통계청

그러나 전반적으로 1인 가구의 소비 주축인 품목에서 여전히 물가 상승폭이 컸다. 따라서 이들은 여전히 '고물가' 상황에 놓여 있어, 경제적 압박감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30대 직장인 1인 가구 안 모 씨는 "회사 주변에서 점심 먹을 때 식비가 코로나19 때랑 비교하면 한 2000원정도 차이 난다. 다른 생활비도 다 천원단위로 올랐다. 이게 다 합니까 너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20대 직장인 1인 가구 송 모 씨도 "작년에 회사가 힘들다고 연봉을 동결했다. 올해도 같은 상황이라고 하는데, 물가는 계속 오르니까. 이걸 반영하면 월급이 2~3년 연속으로 깎인 것과 같다"고 전했다. 

정부도 지표상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체감할 정도의 회복은 아니라고 인정하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문별 온도 차가 커서 아직 '체감할 수 있는 회복'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2~3월 물가 상승률이 다시 3% 안팎으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2%대 물가가 조속하고 확실하게 안착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압력 약화, 국제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생활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하면서 최근 기대됐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은 축소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를 섣불리 내리면 돈이 부동산으로 갈 것이다. 물가가 안정되는 수준을 보고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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