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 = 1코노미뉴스

한화생명 노조가 한화생명의 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서 벌어진 스토킹 사건과 관련, 피해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을 중단하고 성실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이하 노조)는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노조는 앞서 발생한 A지점장의 스토킹 사건과 관련해 사측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피해자는 불이익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와 노조에 따르면 A지점장의 스토킹 사건은 지난 7월 발생했다. 스토킹 피해자인 강미선 당시 갈매주재점 팀장은 주차 차량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음주운전 신고를 당했는데, 신고자는 강씨가 음주운전 비접촉 사고를 냈다며 보험접수를 요구했다.

이에 강씨는 신고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보험사기 신고를 접수했는데, 이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2대의 차량이 강씨를 미행했고, 이 중 한대의 차량이 A지점장의 명의로 돼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노조는 "지난 7월 한화생명지회 구리분회 소속 여성 조합원이 정체불명의 남자 4명에게 스토킹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경찰 조사 결과 여성조합원이 속한 지점의 지점장이 연루됐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현재 검찰로 송치돼 조사 중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가해자인 지점장은 피해자의 영업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팀 폐쇄 통지를 했으며, 같은 지점의 다른 팀장은 올해 1월 말일로 팀장 강등 및 팀 폐쇄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이러한 상황을 회사에 알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회사는 최종적인 법적 판단이 나올 때 까지 기다리겠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그러다 이러한 사실이 본격적으로 언론에 알려진 지난 1월 15일에서야 가해자인 지점장을 대기발령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특히 "더 큰 문제는 스토킹으로 인한 피해자들과 함께 노조가 투쟁을 한다는 이유로 사측이 단체교섭까지 거부하고 있다"며 "사측은 스토킹 피해 관련 투쟁이 기초협약에 명시된 '교섭기간 중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두 팀장이 속한 갈매주재점은 2022년 9월 진행된 두 팀장의 부당한 강등에 맞서 100여일의 투쟁 결과 지난해 1월 조합원들이 중심이 돼 오픈한 지점"이라며 "그런데 지점장은 2월부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하고 업무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고 강 팀장의 약점을 잡아 불이익을 주기 위해 스토킹을 사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스토킹 피해 당사자 강미선씨. / 사진 = 1코노미뉴스
스토킹 피해 당사자 강미선씨. / 사진 = 1코노미뉴스

스토킹 피해 당사자인 강미선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7월 14일 2시부터 다음날인 15일 자정까지 저는 알지도 못하는 남자 4명에게 차량 2대로 스토킹을 당했다"며 "이 중 한대는 A지점장 명의의 차량으로 밝혀졌고, 그날따라 수시로 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의 6개월이라는 조사 끝에 지난해 12월 11일 검찰로 송치가 됐고, 남성 4명과 A지점장은 스토킹 공조 혐의로 송치가 됐다"며 "저는 그 사실을 알자마자 사측으로 적법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사측은 15일 동안 단 한 번도 연락이 없었고, 이후 언론에 기사가 나오고 나서야 A지점장이 FP 출신이기 때문에 회사는 어떠한 조치도 취해줄 수 없다는 답변이 왔다"고 말했다.

강씨는 "2022년 9월 투쟁에서 이유 없는 팀장 해임에 대한 억울함을 말했을 뿐인데, 저는 어느 순간 괴물이 되어 있었다"며 "또 A지점장이 경찰에 진술한 내용으로 저는 회사에서 개인 사생활이 이상한 팀장이 돼 있었다. 현재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라 말했다.

끝으로 강씨는 "A지점장은 이러한 과정 중에서도 단 한 번의 사과의 제스처를 취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갈매주재점에 남아있는 사원들에게 따로 전화해 돈을 지원할테니 본인이 있는 지점으로 출근하라는 등 팀 붕괴 작업을 지난해 12월까지 계속했다"며 "저희 갈매주재점이 투쟁을 통해 얻은 지점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제가 그 중심에 있는 노조원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현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 본부장. / 사진 = 1코노미뉴스
이승현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 본부장. / 사진 = 1코노미뉴스

이어서 발언에 나선 이승현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 본부장은 "설계사들을 이익의 도구로만 사용하고 그 외엔 아무것도 생각치 않는 사측의 만행에 분노를 느낀다"며 "스토킹까지 감행하며 약점을 잡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사측의 만행에 대해 우리는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노조는 설계사들의 부당함과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또 미리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는 교섭이 목적이 아니고 교섭을 하지 않아도 좋다"며 "하지만 여성 조합원 스토킹 사건은 끝까지 파헤쳐서 이 문제를 해결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조합원들을 살리는 길이 우리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목적이기 때문"이라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63빌딩에서 교섭 투쟁을 해왔지만 사측의 관리자들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무능하다.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는 사측의 행태를 보고 이곳 장교동 한화빌딩 앞까지 오게 됐다"며 "이 문제를 그들에게 맡겨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화그룹이 직접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 앞으로 이 한화그룹 앞에서 우리는 매일 피켓 투쟁, 이후 그 이상의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 경고했다.

한편 금일 노조의 주장과 관련해 한화생명 측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협약자치 및 신의성실의 원칙 아래 FP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으며, 노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단체 협약은 상호 존중과 신뢰의 노사관계 바탕 아래 체결돼야 함이 마땅하며, 회사는 조속히 FP노조와 건설적인 노사관계 문화가 구축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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