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가 '마이크로가드'를 공동 개발했다는 문구와 SK케미칼 로고가 쓰여 있다./ 사진 = 제보자
SK와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가 '마이크로가드'를 공동 개발했다는 문구와 SK케미칼 로고가 쓰여 있다./ 사진 = 제보자

에이스침대가 EPA 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을 거짓으로 광고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SK케미칼과 해당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했다는 광고 또한 거짓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제보자 A씨는 에이스침대가 침대전용 방충·항균·항곰팡이 제품인 '마이크로가드'와 관련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이크로가드에 대해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와 SK가 해당 제품을 공동 개발했다는 문구를 담아 홍보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에 SK케미칼 관계자로부터 SK케미칼이 이 제품을 개발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EPA 건만 해도 황당한데 공동 개발한 것도 아니면서 공동 개발사라고 홍보하는 것은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

해당 제품은 2005년 출시돼 2017년까지 판매됐다.

이후 에이스침대는 2018년 새로 출시한 '마이크로가드 에코'부터 공동 개발사를 SK에서 세스코의 자회사 팜클로 변경했다. 팜클은 전찬혁 세스코 대표의 형이자 창업주의 장남인 전찬민 대표가 운영하는 살충제·살균제 약제업체다.

2018년 출시된 '마이크로가드에코' 역시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와 팜클이 공동개발했다고 홍보되고 있었다./ 사진 = 제보자
2018년 출시된 '마이크로가드에코' 역시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와 팜클이 공동개발했다고 홍보되고 있었다./ 사진 = 제보자

A씨는 "최근 판결문에 마이크로가드 에코에 사용된 BKC 성분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맞다는 명시가 돼 있었고, 이 문제를 팜클에 제기하는 과정에서 팜클은 제품을 공동 개발한 것이 아니라 ODM 업체처럼 레시피를 받아 제조만 했다는 식의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개발이라는 문구도 에이스침대가 팜클의 허락 없이 임의대로 쓴 거라고 들었다"며 "전문적인 화학 기업이랑 제휴해서 개발한 것처럼, 특허받은 기술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명백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지난해 출시된 신제품 '마이크로가드 에코 플러스' 역시 '에이스침대공학연구소와 주식회사 팜클이 공동개발했다'고 홍보되고 있다.

에이스침대와 A씨는 마이크로가드 에코 제품에 인체 유해성분이 포함됐는지를 두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A씨는 마이크로가드 에코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사용됐고, 해당 성분이 인체에 유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재판부에서도 인정한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에이스침대는 안전기준에 맞춰 제작·판매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은 이와 관련한 법적 다툼 중이다. 에이스침대가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1심 판결문에는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질환 간 역학적 상관관계 검토보고서 제2판에는 염화알킬(C12-18) 벤질다이메틸암모늄(BKC)이 사용된 가습기 살균제 노출과 폐손상(폐섬유화) 사이의 역학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다만 재판부는 "해당 성분의 역학적 상관관계의 근거가 '충분' 보다 낮은 수준인 '시사적'으로 평가됐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재판부의 '시사적'이라는 판단은 명백한 사실오인이라며 항소한 상태다.

A씨는 "BKC는 간질성 폐질환ㆍ폐렴ㆍ천식ㆍ급성 상기도염증과의 역학적 상관관계는 과학적 근거가 확실하고, 오직 기관지 확장증에 한해서만 역학적 상관관계 확인이 유보된 것"이라며 "사실오인으로 인한 오심이 분명하므로 항소해서 사실관계를 다시 다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판결문을 봐도 위험성이 있는 성분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동개발' 허위 광고 주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에 본지가 SK케미칼에 문의해본 결과 "당사는 화학·제약 사업을 하는 회사로 항균 제품에 들어갈 만한 환경 기능을 하는 소재가 있는지는 확인해 봐야한다"며 "다만 제품에 저희 회사의 로고를 쓰려면 회사의 승인이 있어야 할텐데 저희는 어떤 경우에도 회사 CI를 이런 식으로 쓰도록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질환 간 역학적 상관관계 검토보고서 제2판'에 BKC와 검토 질환 간 역학적 상관관계 확인 결과가 나타나 있다./ 사진 = 제보자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질환 간 역학적 상관관계 검토보고서 제2판'에 BKC와 검토 질환 간 역학적 상관관계 확인 결과가 나타나 있다./ 사진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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