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은 건병 공정에서 이물 여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1차 작업./ 사진 = 조가영 기자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가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은 건병 공정에서 이물 여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1차 작업./ 사진 = 조가영 기자

GC녹십자가 오랜 숙원이었던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신약 '알리글로'의 FDA 품목허가를 받아내면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 진출의 꿈이 현실화됐다. GC녹십자는 이번 FDA 승인을 기점으로 오는 2030년까지 오창공장을 1조 선진의약품제조및품질기준(cGMP) 생산시설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다.

[1코노미뉴스]는 지난 27일 알리글로 생산의 '핵심' 기지로 꼽힌 GC녹십자 오창공장을 직접 찾아가봤다.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GC녹십자 오창공장에 도착하자 박형준 오창공장장이 나와 시설을 설명했다. 

박 공장장은 "GC녹십자 오창공장은 연간 130만 리터에 달하는 혈장처리 설비를 갖추고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입니다"라며 자부심을 표현했다.

GC녹십자 오창공장은 지난해 4월 알리글로의 품목 허가를 위한 혈액제제 생산시설 실사가 이뤄진 곳이자 미국에 수출할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박형준 오창공장장은 27일 오창공장을 찾은 기자단에 "오늘은 국내 점유율 1등인 GC녹십자가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GC가 됐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첫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오창공장장은 27일 오창공장을 찾은 기자단에 "오늘은 국내 점유율 1등인 GC녹십자가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GC가 됐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첫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13만㎡ 부지규모로 설립된 오창공장은 이번에 미국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면역글로불린을 비롯한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방식의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 세계 2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 GC녹십자의 주요 품목을 생산하고 있는 핵심 사업장 중 하나다.

이날도 오창공장에서는 혈액제제 생산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생산한 혈액제제를 전 세계 32개국에 수출된다.

통상 가장 높은 수준의 GMP를 cGMP라 일컫는데,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을 충족하는 cGMP 생산시설답게 공장 출입을 위해 겉옷을 모두 탈거한 후 일회용 위생모, 위생복, 위생화를 착용한 뒤 입장이 가능했다.

혈액제제 제품은 먼저 혈액에 55%를 차지하고 있는 혈장 안에 있는 여러 단백질을 각 성분 별로 분리·정제하는 과정에 들어가는 것으로 제품화 단계에 들어간다.

박 공장장은 "단백질은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응고 단백 등이 있는데 알리글로는 면역글로불린에 속한다"며 "건강한 사람들에게서 수집한 혈장 내 면역글로불린을 추출해서 정맥 또는 피하주입형태로 면역 결핍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이 면역글로불린 의약품"이라고 소개했다.

분리된 단백질은 정제 및 바이러스 불활화를 수행한다. 최종 원액을 무균 병에 충전 및 캡핑하고, 포장해서 출하하는 과정이다.

지하 1층에 위치한 혈장보관소 입고검사실에서는 도너 리스트(헌혈, 매혈 등 혈액원 리스트)와 혈장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오창공장 관계자는 "혈장 25만 리터를 한 번에 보관할 수 있는 혈장보관실2는 영하 20도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창공장은 엄격한 품질 관리가 생명인 만큼 수시로 품질 검사와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알리글로는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공정을 뜻하는 '이중불활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물 검사는 수동작업과 자동작업이 모두 이뤄진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알리글로는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공정을 뜻하는 '이중불활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물 검사는 수동작업과 자동작업이 모두 이뤄진다./ 사진 = 조가영 기자

건병 공정에서는 밀폐된 작업 공간에서 이물 여부를 사람이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1차는 수동으로, 2·3차는 자동으로 이물의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라벨링 공정에서 인쇄된 표시사항을 병에 부착해 이상 여부를 한번 더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3층 이물검사실에서도 컨베이어 벨트 형태로 돌아가는 혈액제제 제품을 11대의 카메라가 수시로 찍어 이물의 움직임을 캡쳐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물검사실에서 이물의 움직임을 카메라가 잡아내고 이상이 없으면 포장 라인으로 넘어가게 된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이물검사실에서 이물의 움직임을 카메라가 잡아내고 이상이 없으면 포장 라인으로 넘어가게 된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오창공장에는 2019년 국내 최대 규모의 완제 공정 시설인 '통합완제관'이 들어섰다. 이 시설은 충전·포장 시설과 함께 무균충전설비 및 단일 사용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원료 입고부터 생산, 출하까지 전 공정을 자동화한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

이물검사가 완료되면 포장 라인에서는 포장 박스에 라벨을 부착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포장검사실에서는 멀티로 포장하고 설명서를 삽입하고 중량검사까지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포장 라인에서 멀티 포장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포장 라인에서 멀티 포장이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GC녹십자는 올 하반기 미국 내 자회사인 GC Biopharma USA를 통해 알리글로를 시장에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3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 시장이자, 국내 약가 대비 약 6.5배 높은 최고가 시장이기도 하다.

회사는 올해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일으킨 뒤(연결기준) 매년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진출 5년 만인 오는 2028년 약 3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이우진 글로벌사업본부장은 "미국 시장의 가격은 앞으로도 미국의 요구가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시장의 3가지 유통채널 중 알리글로는 면역글로불린 유통채널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는 Specialty Pharmacy를 통해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우진 글로벌사업본부장이 미국 시장 침투 전략 및 알리글로 런칭 주요 성공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이우진 글로벌사업본부장이 미국 시장 침투 전략 및 알리글로 런칭 주요 성공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이 본부장에 따르면 최근 런칭된 면역글로불린 제품들은 전문약국(Specialty Pharmacy)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유통채널은 병원이랑 다른 보험 환급구조로 가격이 훨씬 높은 시장으로 제조사 입장에서는 많은 영업인력의 직접 고용이 필요없고, 성분명 처방 비율이 높아서 신규 진입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알리글로 런칭의 주요 성공전략도 발표했다. 첫째, 고마진 전략으로 높은 가격정책을 유지하는 것. 둘째, 미국 보험사에 제품을 등재해 초기 환자가 GC녹십자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 마지막으로 전문약국과의 계약을 최적화해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또 글로불린 제재는 제너릭이나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오리지날 제품으로 후발 주자가 가격을 높여서 초기 런칭하는 것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알리글로는 혈전색전증 발생의 주원인이 되는 혈액응고인자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데 강력한 역할을 하는' CEX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도입해 제품 안전성을 대폭 높였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FDA 품목허가를 받은 직후 미국 내 알리글로를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를 개설했으며, 지난 1월부터 미국 내 주요 전문약국 유통채널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내달부터는 주요 학회에 참가하는 등 홍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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