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겨울 1인 가구의 살림이 더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1코노미뉴스, 미리캔버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겨울 1인 가구의 살림이 더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1코노미뉴스, 미리캔버스

지난겨울 1인 가구의 가계살림이 한층 더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늘었지만, 고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지출을 극도로 줄인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가구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2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소비지출은 283만3000원으로 5.1% 늘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근로소득은 2022년 3분기 이후 5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구원수별로 보면 전국 1인 가구 가계수지는 소득 287만4000원, 가계지출 227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소득은 5.8%, 지출은 4.9% 증가한 수치다.  

1인 가구 소득은 전국 평균의 57% 수준에 그쳤다. 근로소득만 놓고 보면 5.3% 증가했는데 다인 가구와 비교해도 증가폭이 컸다. 노인 일자리 정책과 경제적 부담으로 경제활동에 나선 1인 가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출을 보면 소득이 늘어난 것에 비해 보수적인 양상을 보였다. 1인 가구의 가계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에 그친 반면 2이 가구는 8.9%, 3인 가구는 10.2% 늘었다. 4인 이상 가구는 4.6%를 기록했다. 

소비지출의 경우도 1인 가구는 5.5%로 4인 이상 가구(2.3%)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폭이 적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0.3%), 주거·수도·광열(1.8%), 가정용품·가사서비스(-5.5%), 통신비(-7.1%), 오락·문화(2.3%), 교육(-21.8%), 기타상품·서비스(-5.6%)에서 다인 가구와 비교해 유독 낮은 수치를 보였다.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전국가구 가구원수별 가계수지./표 = 통계청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전국가구 가구원수별 가계수지./표 = 통계청

필수적이면서도 당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먹는 것과 여가생활, 스스로에 대한 투자에 허리띠를 졸라맨 셈이다.실제로 지난해 청년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거지방' '짠테크' 등 극단적 절약 성향이 나타난 바 있다. 

당시 거지방에 참여했던 조 모 씨는 "거지방 인기가 상당했다. 오픈채팅방에 검색하면 수백개가 있었고, 저도 그중에 규모가 좀 큰 곳에서 활동했다"며 "생각보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평소 소비성향이 어땠는지 반성할 수도 있어서 좋았다. 지금도 그때 얻은 정보를 활용해 절약하는 소비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1인 가구의 가계살림이 팍팍해진 것은 평균소비성향에서도 확인된다. 1인 가구의 경우 홀로 생계를 감당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소비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도 74.0%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7%를 기록했다. 2인 가구와 3인 가구가 각각 3.4%, 3.1%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이목을 끌만한 수치다. 

이처럼 지난해 4분기 1인 가구는 적극적인 경제활동 참여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타격으로 지갑을 굳게 닫는 등 삶의 질 하락을 경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영재 평택대학교 겸임교수는 "청년 1인 가구가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청년들이 경제적 압박감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현상은 겉모습뿐 아니라 그 이면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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