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방식의 하이쭝과 최신 하이쭝 사진./ 사진=류승연 
옛날 방식의 하이쭝과 최신 하이쭝 사진./ 사진=류승연 

 

 

혼자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삶에 있어 많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1인 가구 수는 급증하지만 아직까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서비스는 부족하다. 그래서 1인 가구가 1인 가구에 관심을 갖고 공감과 연대감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1코노미뉴스]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1인 가구의 삶'을 날것 그대로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독일에서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새해맞이 이벤트들로 인해 도시마다 사람들이 거리에 북적인다. 그러나 2023년 12월과 올해 1월의 겨울은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많은 사람들이 추위에 몸살을 앓았다. 지난 12월에는 뮌헨과 프랑크푸르트 등에 폭설이 내려 도시 곳곳의 도로가 마비됐고, 크리마스 마켓이 한창인 기간에는 쾰른과 에센 등에 폭우와 강한 바람이 동반되어 마켓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1월에는 눈과 비가 내리고 낮은 기온으로 도로가 얼어 외출을 삼가라는 주의보가 전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추운 겨울 날씨를 보내는 독일에서는 방한용품이 필수다. 겨울 외투를 비롯하여 목도리와 털모자, 장갑, 부츠 등의 겨울 액세서리는 단순한 꾸밈의 용도를 넘어, 낮은 기온과 건조한 바람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큰 역할을 한다. 독일에서는 외부에서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특히 집안에서도 얇은 외투나 스웨터 및 양말을 착용하곤 한다. 이러한 이유는 독일의 난방시스템과 관련 있다.

독일의 난방시스템은 한국과 매우 다르다. 온돌 문화로 바닥 전체에 열이 전달되어 실내를 따뜻하게 하는 한국의 난방시스템과 달리, 독일에서는 하이쭝(Heizung)이라는 라디에이터를 주요 난방기구로 사용한다. 하이쭝은 바닥이 아닌 벽 옆에 설치된 파이프 형식의 난방장치로써, 관 안의 물이 가스를 통해 데워지고 이를 통해 실내 온도를 높이는 옛날 방식과 파이프에서 뜨거운 열기가 나와 공기를 따뜻하게 하는 최신의 방식이 있다.

한국의 난방시스템은 온돌문화라고 칭하여 주목받고, 과학적 우수성이 뛰어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필자는 그 이유를 한국의 온돌문화가 과학적인 원리를 이용하여 최대의 효율을 끌어내는 난방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에는 보일러라는 기계를 이용하여 온도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고, 바닥을 따뜻하게 하여 생활공간 전체의 온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된 한국의 난방시스템은 독일의 난방시스템을 접해본 이주자들에게 가장 그립게 느껴질 것이다. 이렇게까지 표현하는 이유는 독일의 난방시스템인 하이쭝은 단점이 많기 때문이다. 

하이쭝의 가장 큰 단점은 난방 효과가 적다는 것이다. 벽의 일부 공간을 차지하는 난방기기에서 뜨거운 공기가 나오거나 물이 데워지지만, 방 전체의 온도를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이쭝을 작동해도 실내에서 찬기가 느껴진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앞서 말했듯이 독일에서는 실내에서도 보온성이 높은 옷을 입고, 양말을 항상 착용하고 있다. 두 번째 단점은 공기가 건조해진다는 것이다. 하이쭝은 공기를 데우는 형식이므로, 방 안의 온도를 높게 하기 위해 하이쭝을 세게 튼다면 데워진 공기로 인해 실내가 금방 건조해진다. 따라서 독일에서는 자고 일어나면 인후통이 느껴지거나 코가 자주 막히기도 하며, 목감기에 걸리기 쉽다는 부작용이 있다. 세 번째로 난방비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쭝은 가스를 이용하는 난방시스템인데, 독일은 매년 가스비가 급등하고 있다.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됐을 무렵,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이면서 난방비가 약 2배 가까이 올랐고, 뉴스에서는 항상 난방비 폭등으로 인한 사회문제를 다루곤 했다.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는 가계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 전기 등의 에너지 비용에 쓰는 '에너지 빈곤층' 독일인의 비중이 25%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비싼 난방비는 독일 사회의 큰 이슈로 자리 잡고 있으며, 1인 가구에는 큰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 

집 내부의 창문에 에어캡./ 사진=류승연 
집 내부의 창문에 에어캡./ 사진=류승연 

 

독일에서는 난방비를 지불하는 방식 또한 한국에서와 차이가 있다. 독일의 월세는 칼트미테(Kaltmiete)라는 순수 집세에 전기세와 난방비 등의 에너지비용과 건물 청소비용 등이 포함된 관리비 명목의 네벤코스텐(Nebenkosten)이 추가되고, 이는 밤미테(Warmmiete)라는 총액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네벤코스텐 즉, 전기세와 난방비가 포함된 관리비는 매달 고정으로 지불하고, 매년 정산을 통해 본인이 사용한 공과금의 추가 요금 즉, 나흐짤룽(Nachzahlung)을 지불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달에 본인이 얼마만큼의 난방비를 사용했는지 알 수 없고, 입주일로부터 일 년 주기마다 한꺼번에 월별로 계산된 요금을 알 수 있다. 나흐짤룽이라는 추가 요금은 모든 사람에게 두려운 존재이다. 본인의 난방 관리방식이 옳은지를 매달 확인할 수 없고 1년에 한 번 지난 사용량의 통계와 정산된 요금을 한꺼번에 확인하고, 추가 금액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여담으로 이 시기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겨울 동안 전기와 난방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낭비한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대부분 관리비에 대해 추가 요금을 지불하며 주변에서 요금폭탄을 맞았다는 소식을 듣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인으로부터 800유로(한화 약 115만 원)를 추가로 지불하기도 했다는 경험을 전해 듣기도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이쭝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을까? 먼저 하이쭝을 껐다가 다시 가동할 때 큰 에너지가 소모되어 난방비가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하이쭝을 낮은 온도로 설정하여 꾸준히 가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부에서 권장하는 적정실내온도는 거실이 약 20도로, 하이쭝을 3단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침실의 적정실내온도는 약 18도로, 하이쭝을 2.5단계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번째로 하이쭝 주변에 가구를 두거나 빨래를 말리는 행동을 삼가야한다. 독일의 겨울철에는 비가 자주 내려 실내가 습하기 때문에 빨래가 마르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하이쭝에 양말이나 수건을 걸어놓고 건조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나 이는 열전도율을 떨어뜨리고, 하이쭝을 비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행동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세 번째로 자주 환기를 해주어야 한다. 겨울철에는 집 안과 밖의 온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창문 주위로 수분이 응결되어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다. 

외풍을 막기 위해 문과 바닥의 틈새에 단열 스티로폼을 설치./사진=류승연
외풍을 막기 위해 문과 바닥의 틈새에 단열 스티로폼을 설치./사진=류승연

 

이처럼 한번 생긴 곰팡이는 지우기 힘들기 때문에 하루 3번, 약 5분간의 환기를 통해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환기 중에는 반드시 하이쭝을 별표로 설정하여, 난방이 가동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네 번째로 겨울철 난방 시즌에 도입하면서 처음 하이쭝을 사용하기 전에 기계 내부에 공기가 찾는지 확인하고, 만약 공기가 찼다면 공기를 압출하는 등의 관리를 하여 효율적으로 난방장치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필자는 집 내부에서의 보온을 위해 하이쭝이라는 난방시스템에만 의존하지 말고 친환경 에너지적인 보온 방법을 사용하길 권유한다. 필자의 경우 실내에서도 얇은 외투나 양말을 신는 등의 에너지 절약 태도는 습관으로 한다. 이는 몸의 열을 보온하고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막고 실내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문틈을 단열 테이프나 스티로폼으로 막는 방법이 있다. 초겨울 무렵부터 필자의 이웃들은 아래 사진과 같이 문 앞에 단열 장치들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독일의 겨울에는 건축자재 마트나 공구상점에서 단열제품들을 많이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세 번째로 창문에 에어캡을 붙이는데 이는, 창문에서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막아주고 실내의 열을 보온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물주머니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취침 전에 끓인 물을 물주머니 안에 담아 안고 자면, 자는 내내 몸을 직접적으로 따뜻하게 할 수 있다. 이는 저녁 내에 보온을 통해 추워서 잠이 깨거나 난방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 가성비 있고 친환경적인 방법이다. 대체품으로 전기장판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제품의 에너지 효율에 따라 전기세의 부담이 있을 수도 있으니, 가을이나 봄에 추위가 지속되는 시기에는 물주머니 사용을 더욱 권장한다.

따뜻한 온돌문화가 없는 독일에서 하이쭝이라는 난방시스템에만 의존하지 말고, 위와 같은 다양한 보온 방법을 실천하여 난방비를 절약하고 따뜻한 겨울을 지내길 바란다.[1코노미뉴스 독일=류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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