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옥 전경./ 사진 = KT&G
KT&G 사옥 전경./ 사진 = KT&G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오는 28일 열리는 KT&G 정기주주총회에서 방경만 KT&G 총괄부문장(수석부사장)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에 반대를 권고했다. 앞서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은 물론 행동주의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도 같은 의견을 제시한 바 있어 방경만 수석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이 암초를 만났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SS는 전날(현지시간) KT&G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대표이사 사장 방경만 선임의 건', '사외이사 임민규 선임의 건' 등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이들 후보는 KT&G가 추천했다. 반면 IBK기업은행이 제시한 '사외이사 손동환 선임의 건'에 대해서는 찬성해줄 것을 권고했다.

앞서 최대주주 IBK기업은행과 FCP가 방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외국인 주주들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ISS까지 반대 의견을 내면서 주총의 판세를 읽기 어려워졌다.

이에 대해 KT&G는 'ISS의 일방적 이사회 안건 반대 권고에 대한 회사입장'을 배포했다.

입장문에서 KT&G는 "ISS의 사장 후보 선임 안건 반대 권고는 일반적으로 CEO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지 않는다는 ISS의 의결권행사 가이드라인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ISS는 명분 없는 반대 권고를 함으로써 CEO 공백 등 전체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맞섰다.

이어 "사실관계와 다른 해외 실적 분석 등 신뢰성이 결여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FCP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동조한 결과를 내놓은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3일 FCP가 웨비나를 통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내용상의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FCP가 웨비나를 통해 2020~2022년까지 궐련담배 수출과 전자담배(NGP) 수출 부문에서 각각 680억원과 57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나, 회사는 2020~2022년까지 궐련담배 수출과 전자담배 수출 부문 합산 약 5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KT&G는 ISS와 FCP의 공모 가능성도 제기했다. KT&G는 "회사는 지난 11일 ISS 측과 미팅을 가졌으며, 미팅 당시 ISS는 FCP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자료라면서 수출사업 수익성에 대한 질의를 했다"며 "당시 회사는 수익성 관련 질의 자체가 잘못된 정보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히고 관련 자료 공유를 요청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KT&G는 이번 주총 표결을 통해 현재 이사진 후보로 올라온 인사 3명 중 2명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번 주주총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상위 득표자 2명을 선출하는 집중투표제로 실시된다. 이 점을 고려하면 손 사외이사 후보자의 선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최대주주인 기업은행(6.93%)은 물론 전체 지분율이 40%가 넘는 외국인 주주들까지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앞서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로 나섰던 이상현 FCP 대표가 지난 5일 사퇴하며 표 분산을 막아둠에 따라 손 후보자의 선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후 이 대표는 지난 14일 KT&G 주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웨비나를 통해 방경만 대표이사 선임에 반대해줄 것을 호소했다.

나머지 이사 한 자리가 누구에게 돌아갈 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지만, 방 후보자의 선임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FCP에 따르면 KT&G는 산하 재단 등을 통해 11% 가량의 우호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재단들이 방 후보자에 몰표를 주면 방 후보자는 2위에 해당하는 득표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또 다른 대주주 국민연금(6.31%)의 의결권 행사를 주시하고 있다. 만약 국민연금까지 방 후보자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하면 이번 사장 선임이 끝나더라도 추후 잡음은 커질 수 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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