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희정 

 

파리를 포함한 일 드 프랑스에 세번째 봉쇄령이 내려지자 파리지앙들은 앞다퉈 파리를 빠져나갔다. 처음 봉쇄령이 내려진 1년 전과 비교해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

사실상 이번 봉쇄령은 지난 1, 2차보다 훨씬 시민들을 고려했다는 평가가 많다. 자유롭게 10km를 시간제한 없이 다닐 수 있고, 거주 증명서만 있으면 외출 허가증 또한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프랑스 정부도 1년 넘게 봉쇄와 재봉쇄로 인한 시민들의 피로를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인들은 Confinement(흐코피느멍, 봉쇄)이란 단어에 민감하다. 자유를 워낙 중요시하는 프랑스 문화 특성상 누군가에 의해 갇혀지낸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프랑스 전역에서 이미 통금령이 시행 중이지만 파리지앙들은 봉쇄보다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

프랑스 정부가 봉쇄령을 발표한 지난 18일(목요일) 파리에서 출발하는 당일 기차표와 그 다음날 티켓은 이미 구하기 어려웠다. 프랑스 철도 회사 SNCF 에 따르면 금요일 오전에 팔린 기차표만 7만3천석에 이른다.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봉쇄령을 내릴 당시 프랑스 정부는 금요일에서 토요일 넘어가는 자정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락다운 중 도시간 이동도 금지한다고 공포한 터라 사실상 파리지앙들에게는 금요일이 파리를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도빌, 보르도, 마르세유, 헨느, 낭트 등으로 향했다. 대부분 바다가 있는 도시들이다. 특히 휴양지로 유명한 비아리츠(Biarritz)로 가는 목요일 열차는 거의 만석이었고, 상 말로(Saint malo)행 좌석은 편도 138유로(한화 약 18만원)부터 거래됐다.

기차표를 빨리 못구한 파리지앙들은 항공편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비아리츠로 가는 에어프랑스 직행 티켓은 무려 642유로(한화 약 86만원)에 거래됐다. 한시간 반 거리를 경유해 6시간 이상 걸리는 비아리츠행 표도 261유로(한화 약 35만원)였다. 평소 파리-비아리츠 직행표는 왕복으로 300유로(한화 약 40만원)정도다.

파리를 봉쇄 지역에 포함한 것은 그만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봉쇄령을 피해 프랑스 전국으로 흩어진 파리지앙들을 보면서 과연 봉쇄령이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소 자유로운 이번 봉쇄령 덕(?)에 요즘 파리 거리는 따뜻한 날씨를 만끽하려고 나온 파리지앙들로 붐빈다.

한편 24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3만3천120명으로 봉쇄령을 발표한 18일 이후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위 글은 시민기자 작성 기사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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