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배달' 중인 청년.
사진=1코노미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고용충격이 심각하다. 청년들의 취업 전 생계비를 책임지는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대거 증발해, 생계 걱정에 시달리는 청년이 늘고 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임근근로자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음식점 및 주점업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4만2000개 감소했다. 또 육상 운송업은 1만7000개, 사업지원 서비스업은 1만1000개 줄었다. 

반대로 공공행정, 사회복지 서비스업, 교육, 협회 및 단체는 각각 24만5000개, 13만2000개, 3만7000개, 3만1000개 늘었다. 

전체 일자리가 늘어난 듯 보이지만 공공 일자리의 경우 장년층 이상에 집중돼 20·30대의 고용충격은 지속됐다. 

실제로 연령별 일자리 증감을 보면 30대는 전년 동기 대비 6만8000개, 20대는 2만3000개 감소했다. 그러나 60대 이상은 39만2000개, 50대는 15만6000개, 40대는 4만6000개 늘었다. 

통계청도 정부·지자체 등에서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60대 이상, 50대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통계 수치상 일자리는 늘었지만, 심각한 취업난을 겪는 청년층의 취업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청년층 실업률이 10%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고용상황은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최근 지게차 면허를 취득했다는 이모씨(29)는 "코로나 터지고 다니던 여행사가 문을 닫으면서 졸지에 취준생으로 돌아왔다. 당장 집세, 카드값 등 생계유지를 위해 이전에 일했던 커피숍을 찾았더니 그곳도 문을 닫기 일보직전이었다"며 "배달일로 간간히 버티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지게차 면허를 취득해 지금은 물류센터 몇 군데에 이력서를 넣은 상태"라고 토로했다. 

양질의 일자리는 고사하고 단기 일자리조차 찾기 힘들다는 이씨와 같은 청년은 중장비학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물류업계가 호황을 누리면서 관련 일자리가 증가해서다. 

경기도의 한 중장비학원에 다니는 한모씨(33)는 "코로나19가 터지고 가게가 문을 닫으면서 지게차자격증을 따려고 왔다"며 "예전에 일하던 공장에서 몰아본 가닥도 있고 요즘 물류센터에 일자리가 많다는 말이 있어서 지게차를 따고 이후에 굴삭기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수강생 김모씨(40)는 "이래뵈도 연초까지만 해도 사장님이었다"며 "작은 이자카야를 운영했는데 도저히 감당 안돼서 폐업하고 지금은 택배랑 대리기사를 한다. 쿠팡, 이마트 이런 데서 많이 뽑는다 해서 지게차자격증을 노리고 있다. 가게 생각하면 지금도 화나고 억울하지만 어쩌겠나, 일단 안정적으로 일하면서 재기를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경제불황, 실직 등으로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은 490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2%나 늘었다. 월 기준 2015년 12월(4939건) 이후 최대다. 

개인파산 증가는 아르바이트로 최저생계비조차 벌지 못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 = 통계청
사진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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