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남에서 바라본 서울시 모습./사진=1코노미뉴스

서울 전월세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사 비수기인 여름이 시작됐지만 수급불균형에 전셋값이 치솟아서다.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은 1인 가구는 서울을 벗어나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는 형국이다. 길어진 출퇴근 시간만큼 삶의 만족도 역시 하락이 불가피하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25개구 중 15개구의 6월 3주차 전셋값 상승폭이 0.10% 이상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지난 2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을 추월했다. 

강남 일대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수요와 전반적인 매물량 감소에 따른 수급불균형 영향이 크다.  지역별로 노원(0.17%)·동작(0.17%)·관악(0.16%)·서초(0.15%)·은평(0.14%)·강남(0.13%)·마포(0.13%)·강동(0.12%)·동대문(0.12%) 순으로 상승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하반기에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임대차 3법으로 불리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신고제가 모두 본격 시행되고 신규 공급 역시 위축되고 있어서다. 특히 민간 임대사업자 제도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전세 물량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또 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한 전월세 전환 역시 증가해 반전세·월세는 증가할 전망이다. 월세 전환은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 특히 월세 전환 과정에서 월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시세 전체가 올라가는 효과가 예상된다. 여기에 전월세신고제를 피하기 위해 월세 대신 관리비를 높이는 형태의 꼼수로 세입자의 부담인 높아질 우려가 있다. 

이러한 전월세 가격 상승은 1인 가구의 주거불안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전월세 거주 비중이 다인 가구보다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인 가구의 38.0%는 보증금이 있는 월세, 9.3%는 보증금 없는 월세에 거주한다. 전세 거주자는 15.8%다. 나머지는 자가(30.6%)와 무상주택(6.3%) 거주자다. 여기에 전월세 비중은 도심으로 지역을 한정하면 더욱 높아진다. 

전월세 상승은 1인 가구에 직격이 된다. 1인 가구의 전월세 거주 비중도 높지만, 주거비 부담도 다인 가구보다 커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인 가구의 약 60%는 월 소득 200만원 이하다. 오롯이 홀로 주거비를 부담하는 1인 가구에게 월세 상승에 따른 부담감은 다인 가구보다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서울의 경우 1인 가구의 41.2%가 청년 속해 전월세 가격 상승 시 주거지를 옮기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일대 한 개업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를 찾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동네는 다세대, 다가구를 중심으로 물량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나오면 바로 계약되고 매매가를 뛰어넘는 가격에도 전세 계약이 이뤄질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서대문구 연희동 일대 한 개업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대학가라도 전세 물량이 제법 있었는데 요즘에는 씨가 말랐다"고 전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사진=뉴스1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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