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덕 NPO 미래인재 청소년 인성육성 총장 겸 성과향상 연구소장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이제 그 끝단 5년 차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의욕이 앞서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 같은 태세였다. 늘 그랬고 한결같이 바뀌지 않는 것은 옛 구태타파인 색다른 뒤집기다. 당연하기도 하지만 본질이 빠지는 것은 허전하다. 처음도 끝도 다 주인을 위한 경건함이다. 워낙 절박한지 초반에 관심을 끄는 듯하다가 곧 무디어진다. 논리도 계산도 맞지 않는 한풀이 같은 무례함과 귀머거리 방종으로 흐르기 쉽다.

문제는 미워하며 닮는다는 말처럼 예전 수준을 능가하고 가중된 잘못을 지속하는 고집불통 일관성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는 더 세진다. 장기적 관점의 바르고 옳은 일이 아니라 단기간 치적을 쌓으려는 벼락공부 같은 것이다. 주인인 국민을 설득시키고 공감하고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강력한 기초인데 독백적, 자서전적 생각에 함몰된다. 정권 후반으로 갈수록 힘도 잃고 스스로 고립되어 초라해진다. 비참해지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한다. 편견과 편신은 이처럼 덧없고 무서운 것이다. 당 태종 때가 그랬고, 이후 수없이 명멸한 역사가 그렇게 가르쳐 줬는데도 말이다. 불과 몇 년 전 본인이 스스로 한 말과 상반된 일을 하고 종말을 맞기도 했다. 공인의 본분은 잘 간직할 것이란 일반인들의 상식적 기대가 지나친 걸까? 아님 유세 시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의 순진함이 주는 환상일까? 권불십년의 진실을 증명하는 듯 지리멸렬하는 되풀이가 판에 박은 듯하여 한심하다. 

2013년부터 국가미래연구원에서 ‘민생지수’란 것을 개발해 분기마다 발표한다. 주택가격, 생활물가, 소득과 일자리 등을 포함하고 있어 민생수준을 가늠해볼 적절한 지표라고 생각된다. 그 기본은 2003년 1분기를 100을 기준으로 설정해서 작성하고 있다. 약 10여년 간 노무현 정부 때부터 조사한 지표를 훑어보고 생물학적 생존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내일을 촉구하고자 한다. 

노무현 정부 때는 평균적으로 101.5를 유지하여 기준보다 경미하게 1.5% 정도 나아졌다. 지속적 연계성은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출산 SOC 등 천문학적 비용과 상대적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장기 프로젝트 성격의 일은 더욱 그렇다. 

이명박 정부 동안에는 평균지수 101.3으로 제자리였다. 박근혜 정부 때는 좀 떨어져 평균이 97 정도였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4년, 평균 민생지수는 90.9로 대폭 떨어졌다. 이전 정부보다 물경 7~11p나 폭락이다. 

역대 정부보다도 민생에 훨씬 더 나쁜 결과를 초래했다. 무엇이 잣대인지 살펴보니 7개 요소로 측정한 것이다. ①일자리 ②소득, ③재정지출, ④국세수입, ⑤국채발행잔고. ⑥재정건전성, ⑦주택가격상승이다. 

현 정부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라며 대통령이 챙기겠다고 의욕적으로 직접 일자리 위원장을 맡았다. 맞는 말이고 옳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4년간 일자리 195만개가 증발했다는 참담한 보도다. 소득 주도 성장도 겉보기엔 그럴싸한 말처럼 들렸다. 유사 이래 족보에 없는 정책이란 전문가 반론도 거셌지만 일관되게 관철했다. 

정책을 주도한 장하성은 중국대사로 봉직 중이다. 장하성은 실효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세간의 평에 2019년 10월, 그해 말쯤 효과가 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그다음 해부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국민을 안심시켰다. 그 후 별다른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됐다. 

주택만큼은 자신 있다며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고 전시 같은 임전태세를 보였다. 수요억제와 시장을 질식시키는 규제를 25차례 쏟아부었지만 허사였다. 주무를 맡은 김현미 전 장관은 끝단에 주택은 빵이 아니라 수요에 긴급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자조적 표현으로 4년간의 맹신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백기를 들었다. 선거를 틈타 누가 누군지 중구난방의 극치를 보이자 그린벨트는 풀지 않는다는 선으로 일단락되었다. 기망에 희망을 빼앗긴 20대들은 드러눕기 아이콘으로 2021년 4월 7일 권부의 무능을 심판했다. 

국가미래연구원이 평가한 역대 정권의 성적을 살펴봤다. 

제일 못한 정부는 D다. A는 4점. B는 3점. C는 2점. D는 1점씩을 주어 4점 만점 기준으로 평균점수를 구한 것이다. 결론은 노무현 정부는 2.4. 이명박 3.3. 박근혜 2.7. 문재인 1.6으로 나왔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니 노무현 60점, 이명박 83점, 박근혜 68점, 문재인 40점으로 낙제점이다. 

최근 세계은행의 행복지수를 보니 전년 대비 물경 7단계나 하락한 61위였다. '미증유'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전반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4년은 상당히 실패한 정부다”는 게 결론이다.

1년도 남지 않은 기간에 기적이 일어날 건지 더 악화될 것인지 주목된다. 반도체나 자동차 등 수출 13대 품목 중에서 그 위상을 지킬 수 있는 산업도 눈에 띄지 않는다. 지키는 게 아니라 탈환해야 한다는 표현이 맞다. 재정지출과 건전성은 빨간불이 켜졌고 방대한 지출도 우려가 높다. 국가 채무가 1985조, 예비타당성조사면제 국책 사업이 88.1조다. 가덕도 28.7조를 더하면 106.8조가 예타면제 사업이다.
 
일자리와 청년들의 꿈이 있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미래를 위한 두 축은 인적자원 경쟁력과 초격차 기술뿐이라 여겨진다. 글로벌 500대 기업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한국 기업들의 비중은 2.4%로 전년(2.8%)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중국은 24.2%에서 24.9%로 미국은 28.8%에서 29.5%로 상승했다. G2가 55%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 10위권의 대학교가 단 1개도 없다. 동경대가 겨우 턱걸이 10위다. 싱가포르, 중국과 홍콩 일색이다. PISA 평가에서 한국은 최근 급격히 6~7위권으로 추락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점점 위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못 미치는 불합리한 규제는 당장 없애야 한다.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혁신과 사람의 역량은 기업의 경쟁력으로 귀결된다. 경제활동의 주체는 기업이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그것을 돕는 것이 정부다.

이제 처참한 성적을 딛고 일어설 국가의 장기적 대책과 이행방안을 격렬하게 고민할 때다. 추락을 멈추고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곧 탄생할 다음 정부와 통렬한 반면교사로 획기적 정책의 대변화가 있어야 하겠다. 성장 이외엔 가치도 대의도 없는 일이다. 꺼져가는 촛불을 등불로 바꿔야 할 때다. 날은 저물고 있고 밤엔 맹수들이 위협할 것이다. 5천만 모두 등불과 용의 부활을 단호하게 다짐할 때다. 양극화 시대에 죽음의 계곡은 너무 처참하다.

[필자소개]

천기덕 교수는 현재 김영대학교&평생교육원 운영교수, 사단법인 세종포럼 시민자원봉사 글로벌 인재 캠프 멘토링 총장,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평택대와 서경대 겸임교수, Geodis그룹 전무(IBM SCM Ops) E&Company 수석컨설턴트를 역임했다. 채용 포스팅 및 인터뷰, 기업문화, 고성과자 특성, 직원 교육관리, 취업 멘토링(중소기업진흥공단, 신한은행), 한미 연합 팀스피리트 작전 통역교육 담당관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영어 도사되는 법], [학점 잘 따는 공부법], [IBM 가치관, 100년 흥망성쇠], [고성과자들의 특징], [공부든 일이든 잘하는 내적 소통의 비밀] 등에 대해 강연했다.

<위 글은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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