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이후 맞는 두 번째 추석이다. 연일 2000명 안팎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역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악화했다. 방역당국과 지자체의 '고향 방문 자제' 목소리에 올해도 1인 가구 상당수는 '나 홀로 추석(혼추)'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1코노미뉴스]는 어쩌다 보니 혼추를 겪게 된 1인 가구를 위해 혼자서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서울 은평구에서 5년째 자취 중인 이원선(31)씨는 전남 순천이 고향이다. 지난해 추석에는 고향을 방문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혼자서 추석을 보낼 계획이다. 이 씨는 "지난해 추석은 어떻게든 귀향했지만, 거리가 멀기도 하고 올해는 혼자 추석을 보내게 됐다"며 "부모님께서도 현재 상황을 잘 알고 계시고, 친척들도 안 모이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또 "혼자 있더라도 요리 프로그램이나 간편식을 이용해 먹거리로 명절 분위기를 살려 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경기도 파주에 홀로 거주하는 한민석(28)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씨는 "지난해에는 충북 진천에 계시는 부모님을 찾아뵙고 조상님 묘를 직접 벌초도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올해는 안 내려가기로 했다"면서 "집에서만 보내기 답답할 것 같아 등산이나 솔캠같이 혼자라도 활동적으로 보낼 예정"라고 말했다.

#.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이은석(33)씨는 올해 처음으로 귀향하지 않기로 했다. 이 씨는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2000명을 기록하고 있는데, 아직 2차 접종도 마무리하지 못했고, 혹여나 고향을 방문했다가 내가 피해를 입거나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추석을 혼자 보낼 생각이다"라며 "추석 연휴 동안 집에서 영화감상도 하고, 반려묘가 함께 있어 외롭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온 가족이 모여 웃음꽃이 펴야 하는 대명절 추석이지만, 코로나19의 꺾이지 않는 상황을 의식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귀향을 미루는 혼추족들이 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혼자 보내는 추석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명절 음식을 준비하거나 활발한 취미생활을 계획하는 등 명절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혼자서도 잘 지내보겠다는 입장도 적지 않다. 이에 다양한 업계에서는 혼추족을 겨냥한 취미생활 상품, 먹거리, 이벤트 등을 선보이고 있다.

◇ 추석 연휴 대비 자신에게 투자하는 혼추족

MZ세대 혼추족은 추석을 맞이해 자신에게 과감히 투자하는 '플렉스'성향을 보였다.

옥션과 G마켓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상품 구매량을 전년과 비교한 결과 MZ세대 소비자 중에서 구매신장률이 가장 높았던 상품군은 노트북·PC로 40%가량 증가해 1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생활·미용 가전(31%)과 골프용품(14%)이 뒤를 이었다.

이에 올 추석 구매 트렌드로는 지인에게 선물하기보다 본인에게 필요한 제품을 과감하게 투자하는 성향이 높았다고 G마켓은 파악했다.

추석을 맞이해 노트북을 구입한 김주영(34)씨는 "혼자 보내는 추석 연휴 동안 새로 구입한 노트북으로 OTT 프로그램을 이용해 각종 영화, 해외 드라마 시청으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라며 "새제품 구매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중고 제품은 못 믿겠고, 긴 연휴 동안 OTT 시청이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해 투자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 씨처럼 OTT(인터넷방송서비스) 프로그램을 즐기는 혼추족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국내 대표 OTT 서비스들은 추석 맞이 각종 볼거리와 혜택을 준비했다.

웨이브는 오는 27일까지 '한가위 영화 시청 이벤트'를 준비했다. 웨이브 가입자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추천 영화 1편 이상 시청 시 자동으로 응모된다. 또한 웨이브 추천 영화 관람 시 당첨확률이 높아지도록 했다. 이어 티빙에서는 지난 20일부터 '띵작 릴레이'를 통해 007시리즈 25편을 전부 공개했으며, 네이버 시리즈온은 오는 22일까지 '추석 특선 할인 영화관'에서 국내외 인기 영화 약 100편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또한 혼추족이 연휴기간 동안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에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각 상품의 중고거래도 활발해졌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따르면 최근 이용자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집에서도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 중 하나인 레고는 3%, 건담은 4%, 핫토이는 14%까지 검색량이 증가했다. 이 외에도 게임기기(플레이스테이션 4와 5, 닌텐도 스위치, 게이밍 노트북)나 스포츠 활동(낚시, 헬스 등), 모빌리티(자전거, 오토바이, 킥보드 등)의 검색어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를 대비해 게임기를 중고거래로 구매한 박형일(28)씨는 "혼자 보내는 추석 연휴 기간 심심할 뻔했는데, 운 좋게 집 근처 판매자가 있어서 구했다"면서 "새제품을 사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절반에 가까운 중고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부담이 덜었다. 추석 연휴 동안 즐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SSG닷컴
사진=이마트

◇ 혼추족의 추석 먹거리

유통업계는 혼자 보내는 추석이더라도 마음만은 풍성하게 보낼 수 있도록 명절 간편식 제품을 선보여 혼추족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유명 맛집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 손쉽게 맛볼 수 있도록 선보인 올반X숭의가든 칼집 돼지포갈비를 선보였다. 인천지역 대표맛집으로 알려진 숭의가든의 조리방식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으로 뼈갈비와 순살갈비 등 2종으로 구성됐다.

또한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추석 간편식으로 한 끼 연구소 들기름비빔밥, 수리수리술술 모둠전, 수리수리술술 오색잡채 등 3종을 선보였다.

롯데온도 오는 27일까지 전국 랜선 맛 기행 기획전을 열고 전국 맛집과 연계해 제작한 밀키트 상품과 지역 특산물 등 300여개 상품을 40% 할인된 가격으로 선보인다. 또한 태백 통리시장 맛집으로 한우 뼈를 가마솥에 24시간 동안 고아만든 동해가마솥 한우 설렁탕, 경북 안동의 쩐데이 안동찜닭, 대구 안지랑 골목 맛집 낙원곱창마을 곱창전골 등을 판매한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혼추족 김기념(40)씨는 "지난해 명절 기간 동안 다양한 밀키트 상품이 출시돼 혼추족도 손쉽게 명절 음식을 즐길 수 있어 만족했다"며 "올해도 추석은 혼자 보내지만, 지난해보다 더 다양한 제품을 활용해 먹거리를 준비해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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